경제

카카오헬스케어 인수 효과에 급등…차AI헬스케어, 디지털 전환 기대감에 변동성 확대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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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AI헬스케어 주가가 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 확보 추진 소식에 최근 한 달간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실적이 여전히 적자인 가운데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전환과 플랫폼·의료 데이터 결합에 대한 기대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자극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AI 기반 헬스케어 사업 모델의 구체화 속도에 따라 중장기 주가 방향성이 갈릴 수 있다고 본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차AI헬스케어 주가는 1만 4,110원으로, 전일 대비 13.52퍼센트 상승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9,000원대 바닥 구간에서 빠르게 반등하며 1만 4,000원대에 안착한 가운데, 특히 5일에는 13퍼센트가 넘는 장대 양봉이 출현하며 5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했다. 최근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선을 되돌리는 기술적 신호로 해석되면서 저점 대비 약 50퍼센트 가까이 오른 V자 반등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 확보… 차AI헬스케어 디지털헬스 로드맵 가속
[분석] 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 확보… 차AI헬스케어 디지털헬스 로드맵 가속

급등 배경에는 사명 변경과 함께 가시화된 카카오헬스케어 인수 계획이 자리 잡고 있다. 차AI헬스케어는 기존 화장품 중심에서 AI 기반 헬스케어 기업으로 사업 전환을 선언한 뒤,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43퍼센트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카카오의 플랫폼 기술과 차병원 의료 인프라를 연결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구도가 그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눈에 띈다. 최근 5거래일 중 3거래일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났고, 주가가 크게 오른 5일에는 외국인이 약 1만 6,000주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같은 날 기관은 약 100주 순매수에 그치며 사실상 관망세를 보였다. 외국인 비중이 0.12퍼센트 수준으로 아직 낮지만, 최근 매수세 유입 시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외국인 수급 지속 여부가 단기 시세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차AI헬스케어는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999위로 소형주 군에 속한다.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종 내 주요 종목과 비교하면 시가총액 규모는 1,196억 원으로 작지만, 최근 하루 등락률 13.52퍼센트를 기록하며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상장주식수는 약 848만 주, 시가총액은 1,000억 원 초반대로, 거래대금이 크지 않아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다.

 

기초 체력을 보면 투자 포인트와 리스크가 동시에 드러난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157억 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4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 역시 마이너스 구간에 머무르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다. 다만 부채비율 31.31퍼센트, 당좌비율 93.27퍼센트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은 무난하다는 평가다.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0.56배로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구간에 있지만, 이익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PBR이 곧바로 매력적인 투자 구간으로 연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주가 흐름을 촉발한 내부 이슈는 산업 전반 기대감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차AI헬스케어는 과거 제이준코스메틱 시기 뷰티 사업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사명을 바꾸고 AI 의료 솔루션 중심 기업으로 재편에 나섰다. 여기에 차바이오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카카오헬스케어에 총 800억 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카카오의 플랫폼 활용 능력과 차병원의 실제 의료 데이터가 결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이 구체화되면서 시장 재평가가 진행되는 구도다.

 

산업과 정책 환경도 우호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차AI헬스케어는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과 업무협약을 맺고 보험과 헬스케어를 결합한 신사업 발굴에 나선 상태다. 금융 데이터와 개인 건강 데이터를 연계한 맞춤형 보장 설계, 질병 예측 기반 상품 설계 등이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 육성 기조와 고령화에 따른 시니어 케어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 스토리의 외연을 넓혀주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등 거시 변수보다 기업 자체 로드맵 이행 속도와 수익 모델 구체화가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동일 섹터 내 다른 종목들과 비교하면 차AI헬스케어의 강점은 강력한 신규 모멘텀이다.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등은 기존 실적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반면, 차AI헬스케어는 사업 구조 재편과 디지털 헬스케어 진입이 미래 성장 프리미엄을 열어주는 형태다. 반대로 가장 큰 약점은 실적 가시성 부족이다. 경쟁사들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는 동안 동사는 여전히 영업적자 구간에 머물러 있어, 기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검증되기 전까지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주가 조정 리스크가 공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단기와 중장기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카카오헬스케어 인수 및 디지털 헬스케어 전환이라는 뉴스 모멘텀에 의해 추가 상승이 시도될 수 있지만,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기술적 지지선으로 1만 2,000원 부근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 구간이 유지되면 추가 상승 시도가 이어질 수 있지만 이탈할 경우 조정폭이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카카오헬스케어와의 시너지가 구체적인 수주나 서비스 출시, 실적 개선으로 언제부터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과거 전고점인 1만 6,000원 안팎을 돌파 시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나,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재무 성과가 확인되기 전까지 박스권 등락과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 급등이 실적이 아닌 인수합병과 사업 재편 이슈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커질 경우 되돌림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향후 카카오헬스케어 인수 과정에서의 자금 조달 방식, 유상증자 등 지분 희석 가능성, 적자 지속에 따른 재무 리스크 등도 체크 포인트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구체화 여부와 함께 향후 통합 플랫폼 전략 발표, 신규 상품 출시 일정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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