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경기 연속 득점”…홍명보, 멕시코전 동점골→지키지 못한 승리
내슈빌의 뜨거운 환호를 가르며 손흥민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멕시코를 상대로 후반 중반 터진 손흥민의 동점골이 분위기를 바꿨고, 오현규의 역전골로 대표팀 벤치는 잠시나마 환희에 젖었다. 그러나 숨 막히는 90분의 끝자락, 상대의 동점골이 골망을 흔들며 경기장은 복잡한 탄식과 안도의 한숨으로 뒤섞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치른 국제친선경기에서 멕시코와 2-2로 비겼다. 앞서 미국전 2-0 승리를 따냈던 대표팀은 이번 미국 원정 2연전에서 1승 1무라는 결과를 손에 넣었다.

이날 대표팀은 초반 어린 선수들의 긴장 속에서 공격 전개가 묶였으나, 홍명보 감독이 김민재·이한범·김태현의 스리백과 김문환·이명재의 윙백 조합으로 새로운 전술을 가동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기존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 자리를 넘나드는 유연한 움직임과 함께 2경기 연속 포효한 득점으로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오현규 역시 후반 역전골을 기록한 뒤 무릎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두 선수의 활약이 팀 내 공격의 중심을 견인했다.
종료 직전 멕시코의 만회골로 승리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의 기용 원칙에 대해 “선발이든 아니든 가장 좋은 시점에 출전시킬 것”이라며 해결사로서의 신뢰를 표했다. 이어 “스리백은 유럽파와의 첫 실험이었다”고 밝히며 전술적 유연성 확대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오현규에 대해서는 “몸 상태가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이번 미국 원정에서 한국 대표팀은 전술 변화와 경기력 점검을 병행하면서 1승 1무의 성과를 거뒀다. 감독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훈련과 성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끝내 고요하게 남은 경기장, 팬들은 손흥민의 집념과 오현규의 투혼에 오랜 박수를 보내며 긴 숨을 내쉬었다. 한국 대표팀의 실험과 성장은 미국 땅에서 또 한 번 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