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호기 비 예보로 이송 지연…27일 발사 일정은 유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4호기의 발사대 이송이 비 예보로 지연됐다. 다만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 안전을 우선해 이송 시각만 조정했을 뿐, 27일 새벽으로 잡힌 발사 일정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발사 전 최종 점검 단계에서 기상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전체 일정 관리 능력을 시험받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오전 7시 20분 누리호를 발사대로 이송할 예정이었으나, 오전 8시 전후 시간대에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반영해 계획을 수정했다. 두 기관은 9시 이후 실제 기상 상황을 다시 확인한 뒤 이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발사체 이송은 기체 및 전자 장비가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만큼, 강수와 강풍, 낙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 고위험 작업으로 분류된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준비위원회를 열고 기상 상황과 발사체 상태, 발사대 준비 현황 등을 종합 점검했다. 위원회는 기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송 시각을 조정하는 대신, 이후 작업 공정을 재배열해 전체 일정 지연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사체를 발사대에 기립한 뒤 수행하는 전기적 점검, 추진제 충전 준비 등 후속 절차는 조정된 이송 시간에 맞춰 압축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누리호 4호기 발사는 한국형발사체의 신뢰성을 높이고 발사 운용 경험을 축적하는 데 의미가 크다.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3단형 발사체인 누리호는 반복 발사를 통해 데이터와 운용 노하우를 쌓아야 하는 단계에 있다. 특히 발사 당일뿐 아니라 이송과 기립, 연료 주입 등 전 단계에서 기상과 안전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이 향후 상업 발사 서비스와 정기 발사 체계 구축에도 직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25일 이송 시각 조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후속 작업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계획했던 공정별 소요 시간을 재조정하고 야간·새벽 작업 비중을 조절해 27일 새벽 발사를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우주 발사체 사업에서 기상 변수는 상수에 가깝기 때문에, 일정은 유지하면서도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운용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관계 기관은 26일부터 27일 발사 직전까지 기상 상황을 면밀히 관측하면서 최종 발사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대기 상층 풍속, 구름 두께, 낙뢰 가능성 등 정밀 기준이 충족돼야 발사 승인이 내려진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발사 일정 유지와 별개로 발사체와 인력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어, 기상 악화 시 추가 일정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주 산업계에서는 누리호 4호기 발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형발사체 프로그램의 안정화 단계 진입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본다. 반복 발사에서의 일정 관리와 기상 대응, 운용 프로세스 정착 여부가 향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민간 참여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산업계는 누리호 4호기가 안전하게 이송을 마치고 27일 새벽 계획대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