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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능선에 새긴 가족의 시간”…오형구, 천왕봉 정복→여정 그 끝에 남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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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능선에 새긴 가족의 시간”…오형구, 천왕봉 정복→여정 그 끝에 남은 위로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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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나눈 가족의 격려와 산등성이의 고요가 한여름 이른 아침, 종주 여정의 운명을 흔들었다. 지리산 벽소령대피소에서 시작된 둘째 날, 치과의사 오형구와 신희경, 그리고 도예가 오형신은 촉촉한 이슬과 산들바람을 맞으며 한걸음씩 걸음을 내딛었다. 늘어선 오르막길마다 무심한 듯 미소를 띠우는 가족의 응원이 메아리가 돼 능선을 타고 흘렀다. 구름이 깔린 산의 융단과 겹겹이 펼쳐진 숲은 포근하게 이들을 감싸 안았고, 숲길에 자리한 전설의 샘물 한 모금에는 지나간 세월의 깊이가 스며들었다.

 

유서 깊은 선비샘을 지날 때면 옛사람을 닮은 품격이 저절로 깃드는 듯했고, 전망대에 오르면 칠선봉 아래로 천왕봉의 위엄이 가슴을 찰랑이게 했다. 능선에서 스민 이야기와 바람 소리는 지친 발걸음마다 의지와 용기를 불어넣었다. 도예가 오형신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으로 흙 작업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기 시작했고, 이국의 트레커가 전한 자연에 대한 경외는 가족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구름 흐르는 천왕봉에 서다…‘영상앨범 산’ 오형구 가족, 지리산 종주→삶의 지혜를 걷다
구름 흐르는 천왕봉에 서다…‘영상앨범 산’ 오형구 가족, 지리산 종주→삶의 지혜를 걷다

촛대봉에 이르러 만난 바위와 안개, 구상나무와 야생화는 가족의 여정에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박한 장터목대피소의 저녁 식사 자리는 피로를 녹이며 하루를 정리할 쉼표로 남았다. 마지막 날 아침, 통천문이 손짓하듯 열리고, 가족은 천왕봉을 향한 가파른 계단에 기대와 설렘을 담았다. 마침내 정상에 올라 바라본 산세는 모두의 지난 시간을 품고 있었고, 삶의 시야를 넓혀 주는 위로와 다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오형구 가족의 발걸음이 멈춘 자리에는 단순한 정복의 기쁨보다 더 깊은 울림, 함께 걸을 때 완성되는 여정과 자연이 건네는 크나큰 위로가 남았다. 물질보다 값진 삶의 방식으로, 가족의 인내와 격려가 누군가의 지금에도 가만히 퍼져나가길 바라는 바람이 잔잔히 전해진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또 다른 위로의 숲, ‘영상앨범 산’ 1003회 ‘가슴 벅찬 도전의 길–지리산국립공원 종주 2부’는 8월 31일 일요일 오전에 방송될 예정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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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구#영상앨범산#지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