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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이노베이션·규제 역량 강화”…K-제약바이오, 글로벌 도전 본격화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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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과 규제 대응 역량 강화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제약바이오 비전 2030 실현 제3차 혁신포럼’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와 동시에, 후기 임상 투자, 규제 대응 체계, 혁신 생태계 조성에 대한 문제 해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업계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글로벌 허가 경험 축적, 민관 협력 로드맵 마련이 세계 경쟁에서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김열홍 유한양행 사장은 신약 렉라자의 해외 진출 성과를 소개하며,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창출을 위해서는 초기부터의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필수적이라 진단했다. 실제로 유한양행 신약 파이프라인의 절반 이상이 외부 도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연구개발(R&D)와 외부 네트워크 결합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전임상 단계 투자 부족, 연구인력 이탈, 중국 바이오벤처의 추격” 등 지원 생태계의 한계도 지적된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2023년 FDA 허가를 획득한 사람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의 사례를 통해, 각국별 규제 적합성과 현지 파트너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FDA가 발행하는 보완요청서(CRL) 중 70% 이상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CMC) 이슈에 집중되는 현실에서, 한국 제약사의 GMP(공장·품질관리) 시스템 개선이 글로벌 경쟁력의 관건이 되고 있다. 식약처와의 동등 협력, 규제기관과 제약기업 간 공동의 발전적 로드맵 필요성도 제기됐다.

 

협회·정부·기업을 아우르는 민관 거버넌스 강화 요구도 이번 토론에서 부각됐다. 한미 통상·약가 협상, 수출 기업 지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통상·정책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 필요성이 크다. 실제로 최근 미국발 강경 통상조치, EU·일본과의 약가 상한선 이슈 등이 중소 바이오기업들에 비용·협상 리스크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기업 대비, K-제약바이오의 강점은 효율적 제약 파이프라인과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으로 꼽힌다. 그러나 신약개발의 '마지막 1마일'로 불리는 후기 임상·허가 단계와 현지화·규제 역량 강화 없이는 수출구조 다변화에 한계도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규제 경험, 공동개발 네트워크, 임상데이터 완성도가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10년이 K-제약바이오의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내부에서는 “제조-품질-임상-규제-상업화 전주기 역량을 내재화하고, 민관 혁신생태계와 정책적 지원을 결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는 실제 글로벌 허가 및 해외 시장 안착을 이뤄내는 성과를 기반으로, 국제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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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바이오#gc녹십자#유한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