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0.85 상승·코스닥 강보합 흐름 기관 매수에 경방·로스웰 상한가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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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오전 국내 증시는 기관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 속에 코스피가 상승장을 이끌고 코스닥도 강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5 상승한 4,145.61포인트로 4,140선을 지키고 있고, 코스닥은 0.26 오른 937.09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내 업종 순환매와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기술주 편중이 완화되고 경기 민감주 중심의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FOMC에서 금리 인하 반대 의견이 소수에 그친 점도 위험 자산 선호를 다시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1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1,51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520억원, 외국인은 999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흐름이다. 코스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66억원, 514억원을 순매수하며 쌍끌이 매수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관은 342억원을 순매도해 코스피와 다른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양대 시장 모두에서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크게 웃돌며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표] 12월 12일 증시 시황(ⓒ톱스타뉴스)
[표] 12월 12일 증시 시황(ⓒ톱스타뉴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34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나스닥 종합지수는 0.26 하락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오라클이 2026 회계연도 자본지출 전망을 150억달러가량 상향 제시한 뒤 인공지능 투자 과열 우려가 부각되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오라클 주가는 장중 16 이상 급락하며 이른바 오라클 쇼크를 일으켰고, 투자자들은 성장 기술주에서 금융과 산업재 등 전통 우량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순환매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이 국내에도 영향을 주며 반도체 등 일부 기술주 쏠림이 다소 완화되고 철강, 건설, 우주항공 등으로 매수세가 분산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사무용전자제품 업종이 5.10 급등하며 코스피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우주항공과국방 업종도 4.18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정부의 우주 산업 육성 정책과 민간 위성 발사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성장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철강 업종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원자재 가격 변동 수혜 전망에 힘입어 3.53 상승하고 있으며, 건설은 2.64 오르며 바닥 탈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건강관리기술 2.45, 전기장비 2.41, 전기유틸리티 2.39, 창업투자 2.30 등도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며 소외됐던 경기 민감 업종 전반으로 매기가 확산되는 흐름이다.

 

테마별로는 우주항공산업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누리호와 인공위성 프로젝트 기대감 속에 스피어, 에이치브이엠 등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하며 테마 수익률 4.66을 기록 중이다. 세아베스틸지주, 동국제강 등이 포함된 철강 주요 종목 테마도 4.15 오르며 업종 강세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해저터널 및 전선 테마에서는 LS마린솔루션, 대원전선, 우원개발 등이 오름세를 보이며 3.82, 3.62 수준의 테마 상승률을 이끌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025년 하반기 신규상장 테마가 3.27 오르며 공모주와 스팩을 중심으로 한 투기성 매수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상장 중국기업 테마 또한 로스웰 상한가에 힘입어 3.07 상승 중이다. 이 밖에 건설 대표주, 야놀자 관련주, 모듈러주택, 3D 프린터 등 다양한 테마가 2 이상 고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은 순환매가 전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반도체 등 일부 성장주에 집중됐던 자금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의식하며 다른 업종으로 분산되는 전형적인 후반기 장세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피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경방이 상한가 29.99를 기록하며 11,010원까지 치솟았다. 전일 대비 2,540원 오른 가격으로,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격제한폭까지 직행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2.50 급등한 42,200원에 거래되며 철강 업종 랠리를 주도하고 있고, 대성산업도 18.78 오른 9,170원을 기록 중이다. 수익률 상위권에는 원자재 파생상품도 포진했다. KB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 한국투자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 등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2배 ETN이 모두 11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 하나,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발행한 유사 상품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여 원자재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천연가스 가격 급락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신규 상장주와 스팩 종목의 폭등세가 두드러진다. 교보19호스팩은 공모가 대비 99.50 급등한 3,990원에 거래되며 따블, 즉 공모가의 두 배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쿼드메디슨도 상장 첫날 65.67 급등해 24,850원에 형성돼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다시 입증했다. 키움히어로제1호스팩 역시 35.00 오르며 단기 차익을 노리는 수급이 몰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와 풍부한 유동성에 기댄 단기 매매 수요가 공모주와 스팩으로 쏠리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개별 강세 종목으로는 국내 상장 중국기업 로스웰이 29.99 상승한 1,296원으로 상한가에 도달했다. 해성산업1우도 29.95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우주항공 테마주 스피어는 24.37 급등하며 관련 테마 강세를 이끌고 있고, 에이치브이엠 19.60, 와이제이링크 18.68, 메디아나 17.44, TPC 15.40 등 다수 종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지수 자체는 강보합에 그치고 있지만, 신규 상장주와 일부 테마를 중심으로 종목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구조다.

 

정책과 정치 이슈와 연계된 상품 중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장기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상장지수펀드 일부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코스피 우량주 200개를 추종하는 KODEX 200은 1.02 오른 58,795원에 거래되며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토털리턴 구조의 KODEX 200TR도 1.03 상승한 21,115원으로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코스닥 대표 종목을 담는 KODEX 코스닥150은 0.06 하락한 15,910원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0.26 오르고 있음에도 상위 대형주의 상대적 부진과 수급 편차로 인해 지수 연동 ETF가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업종 순환매와 신용·공모주 과열조짐이 향후 조정 국면의 전조가 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FOMC 이후 금리 인하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가 유효한 만큼, 대형 우량주와 이익 체력이 뒷받침되는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한 선별적인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향후 국내 증시는 미국 통화정책 경로와 함께 기업 실적, 원자재 가격, 지정학 리스크 등 변수에 따라 변동성을 키우며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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