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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가득한 여름, 서울 속 자연을 걷다”…도심에서 찾는 식물원·남산·고궁 산책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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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가득한 여름, 서울 속 자연을 걷다”…도심에서 찾는 식물원·남산·고궁 산책의 여유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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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습한 여름 공기에도 도심 속 자연과 역사를 가까이에서 체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더위와 장마 때문에 집에 머무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땀을 조금 흘리더라도 서울의 초록 풍경과 고궁의 고요함을 산책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서울식물원은 이런 변화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간이다. 도시 한복판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린 숲과 호수, 습지원으로 구성된 산책로가 어지러운 날씨에도 발걸음을 끌어당긴다. 오전 기온이 28도를 넘고 오후엔 32°C까지 오르더라도, 식물원의 시원한 그늘과 싱그러운 공기를 찾아오는 이들이 꾸준하다. SNS에서는 각기 다른 식물이 뿜는 고운 초록빛과 산책 인증샷이 매일 갱신된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창덕궁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창덕궁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도시 녹지나 전통 유적을 찾는 시민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대·30대는 휴가 대신 가까운 도심에서 짧고 깊은 휴식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서울식물원이나 남산, 고궁 등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장소가 “소도시 한적함”과 “계절의 미세한 변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힐링 스폿으로 자리 잡았다.

 

도시 전망이 일품인 N서울타워 역시 여름 저녁 산책 코스로 꾸준히 인기다. 탁 트인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야경은 언제나 ‘지금 여기’의 특별함을 실감하게 한다. 낮에는 남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에서 풀 냄새를 맡고, 케이블카를 타며 손에 잡힐 듯 펼쳐진 도심을 감상하는 재미도 각별하다. 한 방문객은 “땀이 조금 나더라도, 산책 끝에 만나는 밤하늘과 서울의 불빛에 마음이 맑아지는 걸 매번 느낀다”고 표현했다.

 

역사의 결도 함께 밟고 싶을 땐 창경궁만 한 곳도 드물다. 붐비지 않는 조용한 아침, 홍화문이나 명정전 앞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을 더듬다 보면 일상의 번잡함이 잠시 멀어진다. 고요한 풍광은 물론, 조선 시대 건축의 아름다움도 평소와는 다른 감각으로 다가온다. 한 시민은 “비 내린 뒤 촉촉한 고궁을 걷다 보면 오래된 이야기가 저절로 스며드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습도가 올라가도 식물원이나 남산 산책은 놓칠 수 없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땀의 보상같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도심 속 자연을 거닌 뒤 커피 한 잔과 함께 느긋한 여유를 즐기는 것도 또 하나의 소확행이 됐다.

 

작고 사소한 도시 속 산책이지만, 그 순간만은 계절의 숨결과 나만의 시간을 모두 품는다. 지금 서울에서의 느긋한 걷기는 단지 트렌드가 아니라, 삶의 리듬을 바꾸는 기호로 천천히 자리 잡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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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식물원#n서울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