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2인자 책임론 도마 위”…한덕수 구속심사, ‘윤석열 내란 방조·위증’ 혐의 충돌
내란 방조 및 위증 혐의를 두고 정치권 갈등이 다시 정점을 맞고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 여부를 가를 법원 심사가 8월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시작됐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의 ‘대통령 견제책임’과 불법 계엄 선포 방조 논란을 정면에 세웠다.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 한덕수 전 총리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법원 도착 후 ‘계엄 정당화 목적 국무위원 소집 여부’, ‘계엄 선포문 미수령 주장’, ‘대선 출마와 수사 연관성’ 등 쏟아지는 질문에 침묵한 채 곧장 심문장으로 향했다.

특검팀은 김형수 특검보가 이끄는 전담 인력 6명을 투입했다. 이날 심사에서 54쪽 분량의 영장 청구서뿐 아니라 362쪽 의견서, 160장 분량의 PT, CCTV 영상을 증거로 구속 필요성을 소명하는 데 총력전 양상이다. 앞서 특검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과 행사,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중대 혐의를 영장에 적시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제1 국가기관’이자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에 실질적으로 책임이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헌법과 정부조직법상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행정 각부 통할과 행정기관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다. 국방부 장관 및 행정안전부 장관의 계엄 건의도 총리를 거쳐야 하며, 국무회의 역시 부의장으로서 절차 절제 역할을 맡는다. 특검은 제헌헌법 초안 작업에 참여한 유진오 전 법제처장 발언 등을 인용해, 총리는 대통령 권한 오용의 최후 견제선임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를 소집한 것도 절차상 외관만 합법적으로 꾸미려 한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국무위원 정족수(11명) 채우기에만 급급해, 실질적인 심의 책임은 소홀히 했다는 점을 구속영장에 기재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는 최초 계엄 선포문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허위 선포문을 작성·폐기하도록 지시한 정황까지 의혹을 받고 있다. 2024년 12월 5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만든 허위 계엄 선포문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서명한 뒤, “사후 문서 작성 사실이 알려지면 논쟁이 불거진다”며 폐기를 지시했다는 혐의다.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의혹도 불거졌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증언에서 “언제 어떻게 이 선포문을 받았는지 정말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후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게서 선포문을 받았다”며 진술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은 특검과 방어 측의 치열한 주장이 맞붙은 가운데, 구속 여부에 따라 정국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본다. 만약 영장이 발부될 경우 특검이 남은 국무위원까지 내란 방조·가담 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할 동력이 커질 수 있다. 반면 기각된다면 무리한 혐의 적용이라는 논란과 함께 특검 수사의 정당성 논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둘러싼 구속심사가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법원의 판단이 정치권 책임 소재 논란과 정부 고위층 수사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