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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태국 비트컵 상장"…게임토큰 실사용 확대 분수령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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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게임토큰 위믹스가 동남아 최대급 가상자산 시장 가운데 하나인 태국에 발을 들였다. 태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컵 상장을 계기로, 게임 토큰과 현지 법정통화 간 직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플레이투언 등 웹3 게임 경제의 실사용 접점이 넓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을 위믹스 재단의 글로벌 온램프 확보 경쟁에서 의미 있는 분기점으로 본다.  

 

위믹스 재단은 자사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태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컵에 상장된다고 28일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위믹스 입출금은 한국 시간 기준 12월 1일부터 지원될 예정으로, 이후 태국 현지 투자자와 이용자들은 비트컵을 통해 위믹스를 직접 입금·출금하고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상장 마켓 세부 구조와 거래 수수료 등은 거래소 공지를 통해 확정된다.  

비트컵은 태국 재무부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 거래소로, 현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약 70퍼센트 수준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100여 종 이상의 가상자산을 취급하며 태국 내 대표적인 온·오프램프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태국 바트 기반 원화와 유사한 법정통화 마켓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층을 빠르게 확보해 왔다. 이번 위믹스 상장으로, 태국 이용자는 위믹스를 달러나 다른 코인으로 환전하는 절차 없이 바트로 직접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번 상장의 기술적 의미는 게임토큰과 현지 결제 인프라의 연결 고리가 한층 짧아진 데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웹3 게임 이용자는 스테이블코인이나 메이저 코인을 거쳐 게임토큰을 취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법정통화 직거래 마켓이 열리면 환전 단계를 줄이면서 가격 변동 리스크와 전송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특히 자주 소액 결제가 오가는 인게임 아이템·토큰 거래 구조에서 체감 편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구축한 블록체인 게임·디파이·NFT 생태계의 기축 토큰 역할을 해 왔다. 자체 메인넷과 브릿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게임별 토큰과 위믹스를 연동해 교환 및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구조다. 재단은 최근 네트워크 성능 개선과 멀티체인 연동을 병행하며, 게임사와 이용자에게 거래 속도와 수수료 측면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 위에 각국 법정통화 마켓이 연결될수록, 토큰의 실질 결제성과 유통 범위는 더 넓어진다.  

 

시장 측면에서는 태국이 동남아 웹3 게임의 핵심 거점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주목된다. 태국은 모바일 게임 수요가 높고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인 개인 투자자가 많은 국가로 꼽힌다. 여기에 비트컵이 절대적 점유율을 보유한 단일 대형 거래소 구조를 가지고 있어, 특정 토큰이 비트컵에 상장될 경우 단기간에 인지도와 유통량을 끌어올리기 용이하다. 위믹스 입장에서는 동남아 중장기 성장 전략의 전초기지를 확보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상장은 지난 10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위메이드 블록체인 게임 레전드오브이미르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레전드오브이미르는 블록체인 기반 인게임 경제를 탑재한 게임으로, 토큰화된 자산과 캐릭터·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경제 구조를 구현했다. 태국 이용자가 비트컵을 통해 위믹스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되면, 게임 접속 이후 지갑 연동과 토큰 활용까지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인게임 거래량과 이용자 참여도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보면, 위믹스의 태국 상장은 주요 게임 토큰들의 현지 법정통화 온램프 확보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 이미 여러 글로벌 거래소들이 동남아 각국 법정통화 마켓을 확대하는 가운데, 게임사와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현지 결제 채널과의 직접 연결을 통해 이용자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동남아는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플레이투언 모델이 먼저 확산된 지역이어서, 게임토큰의 초기 실사용 검증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 태국은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가 가상자산 사업자를 인가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비트컵은 이 체계 내에서 공식 승인을 받은 거래소로, 위믹스 상장은 해당 국가 규제의 틀 안에서 토큰이 거래되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담는다. 다만 태국 정부는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병행하고 있어, 향후 파생상품 취급이나 레버리지 한도 등 세부 규제 변화에 따라 토큰 활용 범위가 달라질 여지도 있다.  

 

위믹스 재단은 비트컵 상장을 계기로 추가 해외 거래소 상장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재단은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주요 국가의 대형 거래소를 중심으로 상장 네트워크를 넓히고, 게임과 디파이, NFT를 아우르는 통합 유동성 풀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위믹스가 이번 태국 상장을 발판으로 동남아 이용자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웹3 게임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위믹스의 비트컵 상장이 실제 게임 이용과 결제, 투자 수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토큰 유통 채널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정적 규제 환경과 지속 가능한 인게임 경제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서 기술과 토큰, 규제와 이용자 경험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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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비트컵#레전드오브이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