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계 플랫폼 포착…KT스카이라이프, 장애인 스포츠 생태계 확장
인공지능 기반 중계 기술이 장애인 스포츠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통신·미디어 기업이 보유한 AI 영상 분석과 클라우드 송출 역량이 종목 단체의 경기력 데이터 축적과 미디어 노출 확대에 결합하면서, 그간 소외됐던 장애인 경기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AI 스포츠 중계 시장이 공공 스포츠 영역으로 영역을 넓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는 12일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와 AI 중계 업무협약을 맺고, 자사 AI 중계 솔루션 포착을 활용해 협회의 훈련 및 공식 경기를 본격 중계한다고 15일 밝혔다. 협약식은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의실에서 진행됐으며, 이석호 KT스카이라이프 수도권고객본부장과 김규성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 회장이 참석해 AI 스포츠 중계 시스템 구축과 경기 중계 운영,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포착은 AI 기반 무인 중계 카메라를 활용해 촬영과 자동 트래킹, 편집, 송출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포츠 중계 플랫폼이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구도를 잡고,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가 중계용 영상을 생성해 OTT 플랫폼 포착 앱으로 송출하는 구조다. 별도 중계 인력이나 대형 장비 없이도 경기 중계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인력이 부족한 장애인 스포츠 현장의 중계 비용과 인력 부담을 크게 줄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종목 특성에 맞춘 카메라 앵글과 자동 하이라이트 편집 기능을 적용할 경우, 장애인 배드민턴 경기의 스피드와 전략을 시청자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영상으로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주로 실내 생활체육 경기와 아마추어 리그에 적용되던 무인 AI 중계가, 전문 장애인 종목의 정규 경기와 훈련으로까지 확대되는 흐름으로도 볼 수 있다.
협약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는 AI 기반 스포츠 중계 시스템과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고,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는 경기 영상 데이터와 현장 운영 지원 등 솔루션 고도화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반복적으로 축적되는 경기 영상은 선수별, 경기상황별 데이터셋으로 정제돼 향후 경기력 분석과 코칭 지원, 전략 시뮬레이션 등 데이터 기반 훈련에도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포착 서비스 가입 고객이 OTT 플랫폼 포착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장애인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게 된다. 지상파나 전문 스포츠 채널 편성에서 소외됐던 종목과 경기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장기적으로 고정 팬층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이미 2025 전국장애인체전과 전남장애인생활체육대회 중계를 진행해 온 만큼, 이번 협약으로 특정 대회 중심에서 종목 단체 상시 중계 체제로 외연을 넓히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스포츠 중계가 이미 프로 리그와 대학 스포츠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카메라 한 대로 아마추어 리그를 중계하는 무인 시스템이 보급되며, 경기 영상 데이터가 스카우팅과 전술 분석, 팬 서비스에 활용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이번 협약처럼 장애인 종목과 공공 체육 영역에 AI 중계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AI 스포츠 데이터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장애인 스포츠의 영상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초상권, 장애 유형에 대한 민감정보 처리 등 규제 이슈도 존재한다. 공공 영역 영상의 상업적 2차 활용 범위와 데이터 가명 처리 수준을 둘러싼 세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 방송통신 관련 부처가 AI 중계 확산 속도를 감안해 체육 데이터 활용에 대한 표준 규범을 마련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석호 KT스카이라이프 수도권고객본부장은 AI 중계가 장애인 스포츠 대중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공공 민간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며, 장애인 체육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고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규성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 회장은 이번 협력이 장애인배드민턴 중계 기술을 혁신하고, 일반 대중에게 장애인 스포츠를 더 쉽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AI 중계 기술이 향후 다른 장애인 종목과 생활체육으로 확산될 경우, 종목 단체의 데이터 자산화와 미디어 권리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장애인 스포츠가 단순 후원 대상이 아니라, 데이터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미디어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산업계는 AI 중계 플랫폼 포착을 비롯한 기술들이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해 장애인 스포츠 생태계를 넓힐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