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내란청산 후 정치개혁" 정청래, 조국과 4당 연석회의서 2차 특검 제안
정치개혁을 둘러싼 범여권 내 갈등과 연대가 교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진보 야4당이 내란 청산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놓고 한자리에 모였지만, 특검 추진과 정개특위 운영 방식을 두고 미묘한 입장 차도 드러났다.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은 민주·개혁진보 4당 정치개혁 연석회의를 열고 정개특위 구성과 정치개혁 과제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정청래 대표는 먼저 내란 혐의 책임 규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선 내란청산·후 정치개혁을 강조하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2차 종합특별검사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정 대표는 진보 야4당을 향해 2차 종합특검 추진 논의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 중인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문제 삼으며 야권 연대를 거듭 호소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주도로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데, 민생법안을 가로막는 필버 종료를 위해서도 언제나 그래왔듯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야4당은 똘똘 뭉쳐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언 이면에는 조국혁신당을 겨냥한 불만도 배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필리버스터 중단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혁신당의 반대로 처리 시점이 미뤄진 상황을 두고 정 대표가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개특위 구성 문제를 둘러싼 긴장도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한 정개특위 구성안에서 비교섭단체 몫이 1명에 그친 데 대해 진보 야4당은 거세게 반발해 왔다. 정 대표는 여야 동수로 처리해야 하는 법으로, 게임의 법을 정할 때는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사실상 야4당의 증원 요구에 선을 그었다.
그는 정개특위에서 지역당 설치 등 첨예한 의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의견을 피력하며 국민의힘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해, 정개특위 논의의 주도권은 거대 양당이 쥐겠다는 기류도 읽혔다.
이에 조국 대표는 내란 사태 이후 정치개혁의 완결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 대표의 내란청산론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다른 각도에서 맞받았다. 조 대표는 내란을 막았지만 내란을 불러온 낡은 정치는 여전하며, 다시 어둠이 민주주의를 삼키지 못하도록 정치판을 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 종식의 마무리는 정치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특히 정개특위 위원 배분과 의제 설정을 두고 거대 양당 중심 전개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정개특위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합리적인 위원 배분을 기대한다며, 정개특위가 지역당 부활 등 양대 정당의 관심 사안 위주로 진행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12·3 계엄 사태 당시를 언급하며 당시 폭설에 응원봉을 들었던 국민은 지역당 또는 지역위원회 부활을 요구한 바는 없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정개특위에서 지역당·지역위원회 부활 외에도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고 민주주의 기반을 넓히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개특위가 내란 책임 규명과 제도 개혁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회 권력 구조와 정당 체계 개편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회는 정개특위 구성 논의를 이어가면서 필리버스터 제도 개선과 2차 종합특검 도입 여부 등 쟁점 법안을 다음 회기에서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