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보시스템 재난 대응”…과기정통부, 우정사업 DR 고도화 주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가 주요 정보통신 인프라의 재난 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나섰다.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공공 전산망의 취약성이 드러난 가운데, 우정사업본부의 정보시스템이 비교적 빠르게 복구되면서 공공부문 재해복구 거버넌스의 기준이 재정립되는 흐름이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우정사업 인프라를 인공지능 기반으로 전환하는 우정사업 AX 전략과 연계해, 공공 디지털 인프라의 복원력과 안전성을 동시 강화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모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배경훈 부총리가 전남 나주 우정사업본부 산하 우정정보관리원을 방문해 우정사업 정보시스템 복구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고 밝혔다. 우정정보관리원은 우편, 금융, 물류 등 우정사업 전반의 정보시스템을 담당하는 핵심 전산센터다. 이번 방문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우정사업 시스템이 어떤 절차와 체계를 통해 복구됐는지를 점검하고, 향후 재해복구 시스템을 어떻게 고도화할지를 논의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배 부총리는 현장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화재 이후 단계별 복구 진행 과정과 남은 기술적 과제를 상세히 보고받았다. 우정정보관리원은 다중 백업과 재해복구 절차를 가동해 핵심 서비스의 중단 시간을 줄였고, 우정금융 등 민원 영향도가 큰 시스템을 우선 복구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제 시스템을 통해 트래픽과 서비스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우편과 금융 거래 등 필수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배 부총리는 이번 대응을 정부 정보시스템 재난 대응의 참고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우정정보관리원 직원들의 신속한 조치와 야간 복구 작업을 언급하며 국민 피해가 최소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해복구 시스템 고도화를 후속 과제로 제시하고, 복구 자동화와 복수 센터 간 실시간 이중화 수준을 높여 공공 서비스 중단 시간을 추가로 줄여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정사업본부가 추진 중인 우정사업 AX 전략도 함께 언급됐다. 우정사업 AX는 우정 업무 전반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전환해 운영 효율과 고객 서비스를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중장기 계획이다. 물류 동선 최적화, 우편 분류 자동화, 고객 상담 고도화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도입하는 구상으로,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정보 인프라와 고신뢰 데이터가 필수라는 점에서 이번 재난 대응 경험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 IT 인프라 측면에서 이번 방문은 단순 현장 격려를 넘어, 향후 디지털 재난 관리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공공 시스템은 민간 금융이나 클라우드 사업자보다 규제와 예산 제약이 크지만, 국가 기반 서비스 특성상 중단 허용 시간이 훨씬 짧게 요구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 재난과 전력 장애, 데이터센터 화재 등 인프라 리스크가 커지면서, 공공 부문에서도 다중 지역 분산, 클라우드 연계 백업, 사이버 재난과 물리 재난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로의 전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배 부총리는 간담회 후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우정사업 정보시스템의 안정적 운영과 우정사업 AX 추진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자원 화재 이후 장기간 이어진 복구와 안정화 작업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다과를 전달하며 노고를 격려했다.
업계와 공공기관들은 이번 사례가 향후 정부 데이터센터와 우정사업 인프라의 재난 대응 체계 재설계에 참고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재난 복원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만큼, 공공 IT 인프라가 실제 시장 수준의 안정성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