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있고, 산이 있다”…충청도에 숨어 있는 일상의 쉼표
요즘 충청도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낯익은 경유지라 여겨졌던 이 곳이, 지금은 자연과 휴식, 역사를 만나는 소박한 힐링의 공간으로 사랑받는 중이다.
쉴 새 없이 흘러온 일상에서 잠깐의 쉼표가 필요할 때, 사람들은 바다와 산, 그리고 우리가 잊고 지낸 과거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다.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은 드넓은 부지와 웅장한 겨레의 탑, 알찬 전시로 발걸음을 멈추는 곳이다. 가족과 연인이 나란히 걷거나, 홀로 조용히 둘러보는 이들도 많다. 긴 역사를 오롯이 담아낸 공간으로, 광복의 의미와 평온함이 공존한다.

이런 변화는 풍경 너머로도 이어진다. 충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에서는 넓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지고, 저녁 무렵엔 누구나 카메라를 꺼내 햇살이 바다 위로 사라지는 순간을 남긴다. 인근 죽도 상화원에서는 전통 정원의 정취를 누리며 한가로이 걸을 수 있다. 공주 마곡사의 숲길은 오랜 사찰의 고요함 덕분에 걷는 이는 자신도 모르게 속도를 늦추고, 단양 고수동굴 안에서는 “이토록 오래된 곳에 내가 서 있다”는 감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여행업계 종사자는 “충청도만의 소박한 멋과 곳곳의 다채로운 색이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꼭 화려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숨 쉴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 딱 맞는 매력”이라고 고백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등의 자료에서도 충청권 여행 비중이 점차 늘고 있고, 네이버 여행 카페 등에선 “마음이 탁 트이면서도 조용해서 좋다”, “멀리 가지 않아도 새로운 기운이 든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사람들이 충청도의 길을 걷고 호숫가에 앉아 있는 순간, 그 장소의 역사가 마음 깊이 스며든다. 충북 청주의 청남대는 호수와 대통령 별장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으로, 그 자체로 새로운 이야기와 설렘이 깃든다. 제천 의림지의 잔잔한 수면, 마곡사의 대웅보전과 산책길, 고수동굴의 원시적 침묵은 특별할 것 없는 하루에 놓인 우리를 작은 여행자로 만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바다가 있고, 산이 있는 충청도의 풍경과 고요 앞에 우리는 다시 깊은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