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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가격 최대 16% 인하”…벤츠, 세액공제 종료 앞두고 시장 대응
국제

“미국 전기차 가격 최대 16% 인하”…벤츠, 세액공제 종료 앞두고 시장 대응

이소민 기자
입력

2025년 7월 30일(현지시각), 메르세데스-벤츠(벤츠)가 미국(USA) 시장에서 2026년형 전기차 모델 판매가격을 최대 16% 인하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신차·리스 구매에 대해 제공해 오던 세액공제 제도를 오는 9월 말 종료하겠다고 조기 결정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시장에 직접적 파장이 예상된다. 벤츠의 이번 조정은 전기차 구매 유인 약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북미 전기차 수요, 글로벌 자동차 무역환경 악화 등 복합적 요소가 맞물린 상황에서 내려졌다.

 

가격 인하 조치는 벤츠 EQE, EQS 등 2026년형 세단·SUV 전기차에 집중된다. 해당 차종은 미국 앨라배마 터스컬루사 공장에서 생산되며, 기본 가격은 전년도 대비 4~16% 낮아진다. 미국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시행으로 전기차 구입 시 최대 7,500달러, 중고차의 경우 4,000달러까지 세액공제가 적용돼 왔으나 해당 혜택은 당초 계획보다 7년 이상 앞당겨 올해 9월 말 종료된다. 벤츠 측은 “세액공제 제도 종료로 전기차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자사 제품 구매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벤츠’, 미국 전기차 가격 16% 인하…세액공제 종료 앞두고 조정
‘벤츠’, 미국 전기차 가격 16% 인하…세액공제 종료 앞두고 조정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 축소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가 확산된다.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연이은 무역갈등, 관세 인상, 중국 시장 침체 등 대외 변수와 맞서고 있다. 올라 켈레니우스 벤츠 CEO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중·장기로는 전기차 전환 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시장 대응에 자신감을 보였다.

 

벤츠는 전기차에 집중하던 기존 경영전략을 일부 수정, 2027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19종과 순수 전기차(BEV) 17종을 병행 투입해 리스크 분산 전략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투트랙 전략은 세액공제 종료, 글로벌 대중차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관세 등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55.8%, 영업이익은 54.9% 급감했다.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49만7천 대에서 45만4천 대로 8.7% 감소했다. 특히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각각 14%, 19% 대폭 하락한 점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의 27.5% 자동차 관세 적용, 중국 소비자들의 독일산 고급차 외면도 벤츠 실적 부진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자동차 관세율이 15%로 조정되면서, 벤츠는 약 3억6천200만 유로(5천800억 원 상당)의 추가 비용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급격한 정책 변화와 글로벌 무역 리스크,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 등이 복합작용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전략 수정과 시장 불확실성 증대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현지 주요 매체는 “세제 인하 혜택 종료가 글로벌 친환경차 흐름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유럽, 아시아 제조사들의 북미 시장 투자와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해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벤츠의 가격 인하는 미·중 패권 갈등, 수입차 관세 인상, 친환경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국제 흐름의 한 장면”이라며 “내년 이후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시장 확보 경쟁과 정책 대응전이 치열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제사회는 올해 하반기 벤츠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의 실적 흐름, 미 정부 정책의 추가 변화,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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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미국전기차가격#세액공제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