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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 경신한 금값”…미국 연준 금리인하 기대에 금융시장 요동
국제

“사상 최고가 경신한 금값”…미국 연준 금리인하 기대에 금융시장 요동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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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8일, 런던과 뉴욕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 금값이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달러 약세, 연준 독립성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하게 강화된 결과다.

 

이날 런던금시장협회(LBMA) 집계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한때 온스당 3,646.29달러까지 치솟았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도 근월물 선물이 전일 대비 0.7% 오른 3,677.4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 1일 3,500달러를 넘은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3,600달러 선을 또 다시 돌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3개월간 금값이 9%, 올해 들어서는 37%나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국제 금값 온스당 3,600달러 돌파…미 연준 금리인하 기대 영향
국제 금값 온스당 3,600달러 돌파…미 연준 금리인하 기대 영향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의 결정적 원인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꼽는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주요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자, 조기 금리 인하설이 확산됐다. 시장에서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내지 0.5%포인트 인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금리 인하는 통상 국채 등 안전자산의 이자수익률을 낮춰 금 같은 무이자 자산에 투자수요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 논란,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 미국 국가부채 확대 등도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더했다. 실제로 F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 해임을 추진하는 정치적 리스크와 맞물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 역시 올해 들어 주요 통화 대비 10% 하락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금을 더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중앙은행 수요도 금값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유로화보다 높일 만큼 매입을 확대했다. ING의 크리스 터너 글로벌 시장 리서치 대표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전환 조짐을 보이며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아타칸 바키스칸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신뢰 약화로 해외 투자자들이 국채 대신 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FT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금의 랠리가 조기 종료될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최고치 경신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이너 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단기적으로는 금값이 3,700~3,73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은 가격 역시 온스당 41.29달러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금값 급등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국제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을 얼마나 확산시킬지 주목된다.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이 투자시장의 다음 방향타가 될 전망이며,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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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연준#fo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