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9만2천 달러 앞에서 숨 고르기”…비트코인, 단기 강세 속 장기 하락 압력 지속 전망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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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025년 11월 30일, 암호화폐 비트코인(Bitcoin)이 9만 달러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핵심 저항선인 9만2천 달러 부근에 재차 부딪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강세 흐름이 유지되고 있지만, 장기 하락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맞서며 향배를 가르고 있다. 이번 흐름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규제 환경 변화에 민감한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비트코인 전문 매체 비트코인닷컴뉴스(bitcoin.com)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9만1,453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약 1조8,200억 달러, 24시간 기준 거래량은 394억3천만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하루 동안 9만278달러에서 9만1,510달러 사이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며, 단기적으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반영한 흐름을 이어갔다.

비트코인, 9만2천 달러 저항대 직면…단기 강세 속 장기 압력 지속
비트코인, 9만2천 달러 저항대 직면…단기 강세 속 장기 압력 지속

1시간 차트 분석에서는 9만800∼9만1,200달러 사이 구간에 단기 피벗(중심축)이 형성된 가운데, 매수세가 한때 9만1,629달러까지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9만2천 달러 직전에서 강한 매물벽에 가로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4시간 차트에서는 8만9,500∼9만500달러 구간이 구조적 지지선으로 강화된 반면, 9만3천∼9만3,800달러 사이 저항대는 여전히 약세론자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어선으로 제시됐다.

 

일간 차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8만500∼8만2천 달러 사이 핵심 지지 구간에서 발판을 마련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현재 상단 구간인 9만2천∼9만3,500달러는 과거 급락이 촉발됐던 붕괴 구역으로, 이 레벨을 명확하게 상향 돌파하지 못하면 이번 반등이 구조적 추세 전환이 아닌 제한적인 회복 랠리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모멘텀 지표는 대체로 중립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상대강도지수(RSI)는 42, 스토캐스틱은 67, 상품채널지수(CCI)는 -14를 기록해 과열도 과매도도 아닌 중간대에 위치해 있다. 평균 방향성 지수(ADX)는 40으로 추세 자체의 강도는 확인됐지만, 모멘텀과 이동평균수렴·발산(MACD)은 다소 우상향 쪽으로 기울었을 뿐 강력한 상승 신호를 점등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이동평균선 분석에서도 단기와 장기의 방향성이 엇갈린다. 10일 지수이동평균(EMA)은 9만514달러, 10일 단순이동평균(SMA)은 8만8,720달러 수준으로 가격을 아래에서 받쳐주며 단기 강세 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20일 EMA 9만2,814달러와 200일 SMA 10만9,737달러 등 중장기 지표들은 하향 기울기를 유지하며 상단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어, 과거 과열장에서 형성된 고점의 그림자가 여전히 상승을 제약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기술적 환경 속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시각도 갈리고 있다. 강세론자들은 9만 달러 이상 가격대에서 더 높은 저점이 형성되고 있는 점, 그리고 8만500∼8만2천 달러 지지선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점을 근거로, 9만3,500달러를 상향 돌파할 경우 보다 광범위한 상승 추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들은 단기 매수세가 유지되는 한 9만2천 달러 부근의 저항이 결국 소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약세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9만2천∼9만3,500달러 저항선 아래에 여전히 갇혀 있고, 장기 이동평균선이 하향 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는 만큼 재차 8만8천 달러대까지 되돌림이 나올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전 붕괴 구역에 재진입한 뒤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단 돌파에 실패할 경우, 기술적 매도 신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신 분석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비트코인닷컴뉴스의 진단은 차트 패턴과 기술적 지표에 집중된 반면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 유동성 여건, 규제 리스크 등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비트코인이 9만3,500달러를 뚫고 새로운 상승 구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 심리가 뚜렷하게 회복되거나, 대규모 자금 유입을 자극할 외부 호재가 동반돼야 현실성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는 미국(USA) 통화정책 방향, 주요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 강화 기조,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움직임 등이 비트코인 가격 형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나 규제 당국의 추가 조치 가능성,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변화 등은 향후 비트코인이 9만 달러대에서 어느 방향으로 추세를 선택할지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글로벌 매체도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특히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해외 분석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위험자산으로서의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향후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기술적 분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급격한 방향 전환이 재차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9만2천∼9만3,500달러 저항대를 얼마나 수월하게 돌파하거나, 혹은 그 아래에서 얼마나 오래 옆걸음을 할지가 향후 몇 달간의 중기 추세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단기 낙관론이 거래량 증가와 유동성 유입으로 뒷받침될 경우 새로운 고점 탐색에 나설 수 있지만, 외부 충격과 규제 불확실성이 겹칠 경우 8만8천 달러선 재시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비트코인이 이번 저항 구간을 넘어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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