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때 술자리 자제·SNS 홍보 유의”…정청래, 민주당 재난대응 매뉴얼 가동
재난 대응을 둘러싼 정치권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의 재난·재해 대응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안전 교육을 의무화하고, 재난 발생 시 당직자의 일탈을 막기 위한 행동강령까지 내놓으면서 여야 간 재난 대응 기조 차별화도 예고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국회에서 재난재해대책특별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 의무화 추진 방침을 밝혔다. 당대표로서 특위 발대식을 주재한 정청래 대표는 후보 단계에서부터 재난 대응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당 조직 전반의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정청래 대표는 발언에서 과거 대형 참사를 언급하며 재난 예방과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거론한 뒤 "세월호·이태원 참사를 포함해 어떤 참사도 가족에게는 대형 참사"라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하겠지만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예방과 초기 대응을 정치권이 책임 있게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재난재해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자체 재난·재해 대응 매뉴얼도 발표했다. 매뉴얼에는 중앙당 당직자 가운데 안전상황 담당관을 별도로 지정하고, 재난 발생 시 당 회의 체계를 정비해 의사결정 라인을 명확히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한 관련 상임위원회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 국회 차원의 후속 대책 입법과 예산 심사 과정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당내 행동강령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특위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일부 당직자의 부적절한 언행과 행사를 차단하기 위해 국민 정서와 괴리된 행태를 사전에 제어하겠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매뉴얼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SNS와 문자 홍보 메시지, 동영상 게시를 자제할 것, 재난 상황에서의 술자리 참석 자제, 당이 주최하는 오락성 행사 연기 검토,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출연 시 복장과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위원장인 윤건영 의원은 책임 여당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는 "집권 여당으로서 상황 파악에서부터 후속 정책 입안에 이르는 전 과정에 유능한 모습을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재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일치된 메시지와 정책으로 대응하며, 현장 수습에서 제도 개선까지 일관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와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예술 분야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배우 이원종과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특위 공동위원장 임명장을 전달했다. 문화예술특위 출범은 재난 대응과 병행해 지역 문화 기반과 예술 정책을 강화하려는 당의 의도를 드러낸 조치로 풀이된다.
정당의 재난 대응 역량은 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출과 직결된 만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경쟁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매뉴얼 보완과 교육 프로그램 설계를 마무리하면, 국민의힘 등 다른 정당의 대응 체계와 비교 평가도 불가피하다. 국회와 정부는 향후 재난관리법과 안전 관련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여야 이견을 조율하며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