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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과학기술 투자”…삼성, 기초부터 AI반도체까지 혁신 견인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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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12년간 1조원이 넘는 자금을 과학기술 분야에 투입하며 국내 연구 생태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기초과학부터 AI·반도체 등 첨단 공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원이 이뤄지면서 개인 연구자와 스타트업, 대형 민간기업을 아우르는 ‘산업 밸류체인’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대규모 연구 투자와 개방형 포럼 운영을 글로벌 과학기술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민간 주도 기초과학 지원 사업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설립, 2024년 현재 누적 1조1419억원의 연구비를 880개 과제에 집행했다. 참여 연구기관은 91곳, 총 연구 인력은 1만6000여 명 규모다. 기초과학, 소재기술, ICT융합 등 분야를 망라해 산학협력, 창업 연계, 단계별 멘토링 등 엔드투엔드(End-to-End) 지원 체계가 구축됐다. 실험장비와 재료비부터 지도교수, 대학원생까지 생태계 전반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핵심 차별점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의 ‘선순환’ 구조다. 삼성은 연구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과제 선정부터 성과 극대화, 기술 사업화에 이르는 전 단계를 직접 지원한다. 그 결과, AI 기반 신약플랫폼 기업 ‘프로티나’ 등 65개 과제가 창업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AI항체 신약 개발 국가사업 주관기관에 선정되는 등 후속 성장 스토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기초과학 성과도 두드러진다. 예컨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데이터를 활용해 표준 우주론의 한계를 규명하는 ‘빅뱅 초기 은하’ 연구, 인간 생체시계의 수학적 모델링을 기반으로 수면질환 AI 분석 기능을 상용화한 ‘갤럭시 워치8’의 AI수면코치 탑재, 신경 손상 환자를 위한 신경재생 연구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과부하 해소용 신규 시스템 반도체 개발 역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및 세계시장 진출로 확장됐다.

 

특히 이번 미래기술육성사업 포럼은 외부에 첫 공개돼 국내 과학기술계 리더들이 총 64개 발표를 통해 향후 10대 유망기술과 기초과학 내 AI활용 트렌드 등 산업·기초 전 분야를 논의했다. 50개 연구과제 발표와 14개 특별 세션을 통해 현장 전문가와 대학 연구자간 쌍방향 소통, 성장 전략이 모색됐다.

 

국가 지원과 비교해 민간의 대규모 장기투자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연구비 후방생태계 관리, 창업 및 기술 확산 단계의 시스템 보완 필요성을 짚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아마존, 구글 등도 자체 기초R&D, AI·반도체 생태계 구성을 강화하고 있어, 민간 주도 혁신 경쟁이 본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 차원의 규제·인증 연계, 개인정보 및 지식재산권 보호 지원 등도 연구자 안전망으로 더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이 국내 과학기술 자립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으며, 민간과 공공의 균형투자가 향후 산업구조 전환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 같은 기술·연구 지원 체계가 실제 시장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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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사업#프로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