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포인트 급락 후 반등”…미중 무역갈등 충격에 외인, 대한전선 등 매수
13일 코스피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로 장 초반 9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화적 발언 이후 낙폭을 대폭 줄이며 마쳤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부추기며 투자자 불안감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향후 양국 갈등의 방향성과 주요 기업 실적에 관심이 모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05포인트(0.72%) 떨어진 3,584.55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3,522선까지 밀리며 급락했던 코스피는 개인 투자자의 저가매수세 유입과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유화 메시지에 힘입어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장중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214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4,472억 원가량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만이 1조 1,673억 원을 담아 지수를 방어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013/1760342236627_333979591.jpg)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추가관세 예고와 이에 뒤이은 유화적 발언이 혼조세를 유발했다. 글로벌 증시 역시 동요했고, 원화 약세(달러/원 환율 1,425.8원, 4.8원 상승) 흐름도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5,935억 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단기 변동성 확대에 일조했다.
특히 외국인은 대한전선(572억 원), LG전자(387억 원), 한국전력(336억 원), 포스코퓨처엠(326억 원) 등의 실적주 위주로 순매수에 나섰다. 대한전선은 글로벌 전력망 투자 기대,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과 전장부문 성장성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됐다. 반면 SK하이닉스(5,268억 원), 삼성전자(2,245억 원), 두산에너빌리티(813억 원) 등 대형주에서는 차익실현성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 이밖에 기관은 네이버(229억 원) 등에서 순매수를 보였으나 주가는 하락해 수급과 가격 흐름이 엇갈렸다. 업종별로는 금속(5.67%), 기계·장비(2.65%) 등이 급등했고, 증권(-2.40%)·IT서비스(-1.96%) 업종은 두드러진 하락세였다.
ETF 시장에서는 KODEX 200(-0.91%), TIGER 200(-0.90%) 등 지수형 상품이 하락한 반면, 안전자산 선호에 TIGER KRX금현물이 4.62% 급등했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4조 2천억 원, 코스닥 8조 1천억 원 등으로 비교적 활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시장을 일시적 공포와 반등 모멘텀이 교차한 ‘트럼프발 타코 트레이드’의 예로 꼽았다. 박성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선물시장의 급등과 개인 매수세가 낙폭 축소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중심 차익실현과 더불어 오늘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가 단기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닥 시장은 0.12% 올라 860.49로 마감했다. HLB, 에코프로비엠, 리노공업 등 성장주가 강세였으나 알테오젠, 펩트론 등 바이오주는 약세였다.
당분간 글로벌 무역 분쟁과 환율, 대형 기술기업 실적이 국내 증시 변동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일 예정된 주요 기업 실적 발표와 미중 무역 협상 진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