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6조6천억 원에 뷰티 사업 매각”…케링, 로레알에 사업 넘기고 재무구조 개선 나서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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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10월 20일,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Kering)이 뷰티 사업을 40억 유로(약 6조6천억 원)에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eal)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매각은 최근 구찌(Gucci) 등 케링 주요 브랜드의 실적 부진이 직접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거래로 로레알은 케링이 보유한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크리드(Creed)와 더불어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발렌시아가(Balenciaga) 브랜드의 뷰티 제품을 향후 50년간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하게 됐다.

‘케링’ 뷰티 사업 6조6천억 원에 ‘로레알’에 매각…구찌 부진 영향
‘케링’ 뷰티 사업 6조6천억 원에 ‘로레알’에 매각…구찌 부진 영향

케링은 올 상반기 구찌 매출이 26% 급감(30억 유로)하고, 그룹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4억7천400만 유로에 그치는 등 실적 악화가 이어져 왔다. 순부채도 95억 유로(약 15조7천억 원)까지 불어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구찌의 부진에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 약화가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매각은 지난달 취임한 루카 데 메오(Luca de Meo) CEO의 첫 주요 경영 결정이기도 하다. 메오 CEO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주요 브랜드의 뷰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그룹의 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로레알은 이번 계약으로 명품 뷰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프랑스 현지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는 “로레알의 명품 라인업 강화가 명확해졌으며, 글로벌 뷰티 산업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했다.

 

업계와 시장은 단기적으로 케링의 유동성 개선, 로레알의 시장 지배력 강화 두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케링의 그룹 실적 전반은 여전히 구찌 등 주요 브랜드의 실적 회복 여부에 달린 만큼, 향후 경영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부각되는 한편, 브랜드 체질 개선과 제품 혁신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형 매각이 글로벌 명품시장과 뷰티산업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업계는 앞으로도 케링의 브랜드 전략 변화와 구찌 실적 회복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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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링#로레알#구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