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향한 강력한 외교 불만”…장동혁, 이 대통령 직접 대응 촉구
한미관계가 급격한 긴장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된 사건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이 대통령의 직접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 압수수색 논란까지 거론하며 책임소재 공방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장, 간사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이 대한민국에 가장 강력한 형태로 외교적 불만을 표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왜 하필 지금, 왜 이런 방식이어야 하는가. 한미정상회담의 숨은 맥락이나 중국, 북한과의 외교적 동향, 미군기지 압수수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등 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마다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사안은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풀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필요하다면 내일이라도 여야 국회의원단을 미국에 파견해야 하며, 여당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이 단독으로라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이민 당국 일이며 나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특검의 교회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내 지휘와 무관하다'고 한 것과 유사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경고에도 야당과 교회 원로 목사들에 대한 수사는 강행됐다. 이를 경험한 미국 내 기독교계 인사들의 반발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미국과의 외교 협력 복원과 자국민 안전 보장"이라며 "국회 차원의 대미 서한 발송을 통해 국민 안전과 신속한 귀환을 촉구하자"고 제안했다.
장 대표는 회의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와 비공개로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어 현장의 목소리를 비공개로 청취했다"며 "구체적 요청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대응 구상에 대해서도 장동혁 대표는 8일 예정된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대통령께 이번 문제와 국정 운영 전반의 난맥상을 직접 전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앞서 미 이민 당국은 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불법체류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 명 등 총 475명을 체포했다. 이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외교 당국에 신속한 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는 이번 사안의 진상 규명과 한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국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면밀히 모색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국민 안전과 외교적 수습이라는 과제 앞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책임 공방과 해법 마련에 한층 치열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