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생물보안법 수혜 기대에 9% 급등…삼천당제약, 바이오시밀러 모멘텀에 턴어라운드 부각

강태호 기자
입력

국내 바이오 기업 삼천당제약 주가가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 기대와 바이오시밀러 실적 개선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 반등 양상을 보이며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구용 치료제 개발 진척이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향후 미국 정책 결정과 임상 일정이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9일 장중 기준 삼천당제약 주가는 22만 7,500원으로 전일 대비 9.38%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다중 바닥을 형성한 뒤 반등세로 돌아서며 5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했다. 6개월가량 이어진 조정 흐름에서 벗어나 추세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며, 이날 장중 9%를 웃도는 급등으로 직전 거래일까지의 하락 폭 상당 부분을 되돌렸다.

[분석] 생물보안법 수혜 기대에… 삼천당제약 바이오시밀러주 모멘텀 재부각
[분석] 생물보안법 수혜 기대에… 삼천당제약 바이오시밀러주 모멘텀 재부각

수급 측면에서도 변곡점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8일 기준 외국인은 2만 8,000여 주, 기관은 2만여 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이날 장중 강세는 저가 매수세가 이를 흡수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외국인 매수 전환 구간마다 주가가 탄력을 받는 상관관계가 확인되고 있어, 향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 여부가 추가 상승의 관건으로 꼽힌다.

 

동종 업계 내에서의 존재감도 두드러진다. 삼천당제약은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10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상장주식수는 약 2,345만 주로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주 그룹에 속한다. 이날 등락률 9.38%는 같은 날 삼성바이오로직스 0.01% 상승, 셀트리온 보합권 등 주요 바이오 시총 상위 종목과 비교해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 PBR 5.56배는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와 플랫폼 기술 성장성을 반영한 프리미엄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적과 재무 지표는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삼천당제약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580억 원, 영업이익은 3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매출이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인식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부채비율은 48.76%로 안정적인 수준이고, 유보율도 2,100%를 웃돌아 재무 건전성은 업계 상위권으로 분류된다. 다만 최근 4분기 합산 기준 주가수익비율 PER은 여전히 마이너스로, 시장은 이익 체력이 어느 정도 속도로 안착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시가총액 약 5조 3,000억 원에 걸맞은 이익 레벨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장기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단기 모멘텀의 중심에는 기관 대상 기업설명회 IR과 관련된 파이프라인 기대가 자리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IR에서 경구용 인슐린과 비만·당뇨 치료제의 임상 1상 진입 계획, 글로벌 기술수출 협의 상황 등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안과용 점안제에서 대사질환 치료제로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는 구간으로 평가되며, 단순 제네릭 중심 제약사에서 신약 개발 역량을 갖춘 바이오 기업으로의 재평가 가능성이 거론된다.

 

글로벌 정책 이슈도 수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국방수권법 NDAA에 생물보안법 편입 가능성이 커진 점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내 활동이 제한될 수 있어, 비중국권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CDMO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글로벌 수준의 점안제 생산 설비와 바이오시밀러 공급 역량을 확보한 만큼,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수혜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제품 사이클 측면에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비젠프리는 실적과 주가 하단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를 포함한 8개국으로 판권이 확대됐고, 캐나다에서 첫 해외 매출이 발생하면서 일회성 기술료를 넘어선 경상 기술료 로열티 수익 구조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오리지널 개발사 리제네론과의 특허 소송 1심 승소는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며 글로벌 시장 진출 가시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테마 측면에서도 삼천당제약은 바이오시밀러, 안과질환, 비만 치료제 등 여러 투자 테마와 연동되며 시장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에는 생물보안법과 경구용 플랫폼 관련 뉴스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알테오젠 등 타 바이오 리딩주 변동성 확대 시 동반 조정을 겪기도 했으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해외 수주와 특허 분쟁 승소 등 개별 호재가 발생할 때마다 차별화된 강세를 반복하는 패턴도 관찰된다.

 

동일 업종 내 재무성과를 비교하면 삼천당제약은 영업이익 증가율 측면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 직전 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해외 매출 비중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 ROE가 -4.2%로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무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성장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을 의미하며, 앞으로의 주가 흐름은 실적이 기대치를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는지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기술적 지지선과 수급 연속성 파악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22만 원 안팎 구간이 지지선으로 자리잡을 경우 직전 고점 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1차 목표 가격대로는 과거 매물대 상단인 24만 원 선이 거론된다. 반대로 외국인 수급이 다시 매도로 돌아서며 21만 원을 하향 이탈할 경우 조정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상존해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중기적으로는 경구용 대사질환 치료제 임상 개시 시점과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여부가 추세적 상승 전환을 위한 핵심 촉매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섹터 특유의 불확실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상 일정 지연, 규제 환경 변화, 경쟁 심화 등 변수가 수시로 발생할 수 있고, 특히 기대감이 선반영된 종목은 성과 발표가 지연될 경우 매물이 빠르게 출회될 수 있어서다. ESG 평가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기관의 장기 매수 확대를 제약할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된다. 향후 삼천당제약 주가 흐름은 미국 정책 방향과 임상 데이터, 글로벌 수주 성과에 대한 시장 검증 속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강태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삼천당제약#생물보안법#아일리아바이오시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