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의 춤, 무주를 밝히다→무주반딧불축제 감동의 9일
저녁 햇살이 서서히 산자락을 감싸던 그 순간, 무주 읍내에는 촘촘히 펼쳐진 빛의 물결이 흐르고 있었다.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는 등불 속에 남대천을 건넌 바람은 여름 끝자락의 서늘함을 살며시 전했다. 제29회 무주반딧불축제는 9월 6일, ‘자연특별시 무주로의 힐링 여행’이라는 문장으로 시작을 알렸다. 축제의 첫 밤, 음악분수와 레이저쇼, 그리고 화려한 불꽃놀이가 남대천 별빛다리를 배경 삼아 펼쳐졌다. 군민과 관광객, 그리고 이 고장을 찾은 수많은 발걸음이 그 현장에서 새로운 기억을 맞이했다.
무주읍 등나무운동장에 울려 퍼진 태권도와 소림무술의 힘찬 몸짓, 300여 명이 호응한 반디 입장식은 축제의 생명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또리와 아로, 이곳의 상징 존재들은 군중 사이를 누비며 무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은 그 곁에서 동심을 지켜보았다. 행사장 곳곳에는 황인홍 무주군수를 비롯해 정세균 상임고문, 안호영 국회의원, 그리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다. 낙화놀이와 음악분수, 반짝이는 레이저 조명 아래에서 1만여 명의 방문객이 한데 섞인 시간은 축제가 품은 살아있는 풍경이었다.

현장에 있던 박찬주 제전위원장의 개막선언 아래에서 주제공연 ‘나는 반디’는 자연과 인간, 환경이 세월을 이어주는 깊은 메시지로 울림을 남겼다. 이어진 가수 경서와 조째즈의 무대는 젊은 열기와 서정이 교차하는 순간을 선사했다. 반딧불을 모티프로 한 프로그램들은 환경탐사, 지역 생산품 체험·판매,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다채로움으로 채워졌고, 새로운 음악분수는 신선한 시선과 감탄사를 자아냈다. 관광객들은 “축제장 규모와 구성이 예년보다 다채로웠다”며 남다른 감상을 전했다.
특히 황인홍 무주군수는 2025 아시아 친환경축제를 환영하는 자리에서 바가지요금, 일회용품, 안전사고 없는 ‘3무(無) 축제’를 약속했다. 이 변화는 인간과 자연,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미래적 비전을 품고 있다. 제29회 무주반딧불축제는 생태환경의 정체성, 방문객의 편의, 그리고 지역경제의 활력을 모두 아우르며, 그 의미를 깊이 새기고자 했다. 축제장에 흐르는 밝고 따스한 온기는 무주와 반딧불, 그리고 모든 방문자에게 아련한 추억이 돼 남았다.
9월 14일까지 이어지는 제29회 무주반딧불축제는 자연과 사람이 맺는 화합의 빛, 그리고 생태적 가치를 새기는 축제의 진실한 의미를 오롯이 품고 있다. 저마다의 가슴에 작은 등불 하나 밝혀가듯, 세상과 계절의 경계에 서서 그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