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호크, 디지털 조종실 도입”…방위사업청, 9943억원 투입 성능개량 본격화
방위사업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블랙호크(UH/HH-60) 헬기 성능개량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기체 현대화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회의에 집결하며 국제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력을 높이려는 의지가 재확인됐다. 아날로그 조종실을 디지털로 바꾸는 이번 사업(총사업비 9천943억원)은 2029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삼았다.
9일 부산 대한항공 테크센터에는 방위사업청, 대한항공, 육군,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대표들이 참석해 체계개발 착수회의가 열렸다. 군은 해당 회의에서 사업 전반을 비롯해 각 기관별 역할 분담, 협조 방안 등 구체적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블랙호크 헬기는 1990년대 국내에 도입된 이후 육군과 공군의 특수작전, 병력·화물 수송, 의료후송 등 다목적 임무에 투입돼 왔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성능개량사업을 통해 30여대의 블랙호크 헬기 조종실을 전자지도, 다기능시현기 등이 적용된 디지털 조종실로 대폭 개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차세대 생존·항법·통신장비를 탑재해 작전 수행능력과 생존성을 동시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디지털 조종실 도입과 함께 자동 제자리비행장치, 장애물 경보장치 등 첨단 항공전자 시스템이 추가돼 조종사 부담이 크게 줄고, 특수작전 상황에서의 기체 생존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방위사업청은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총 50개 이상의 구성품을 국산화한다"며, 국가 항공기술 경쟁력 제고와 함께 군수지원체계의 자립 기반을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고형석 방위사업청 헬기사업부장은 "UH/HH-60 성능개량 사업을 통해 우리 군의 공중침투 및 탐색구조 능력을 대폭 향상하고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항공전력 전반의 업그레이드와 국내 방위산업의 내실 강화, 운영 및 정비체계의 선진화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성능개량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군·산·연 협력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2029년 실전 배치 이후 군 현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방계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