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풀스택으로 묶는다…KOSA, 팀코리아 AI 수출전략 시동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국내 주요 인공지능 기업을 묶는 풀스택 컨소시엄을 띄우며 AI 수출 전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AI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인프라,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 운영 플랫폼, 산업별 애플리케이션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해 해외에서 국가 단위 파트너십을 따내겠다는 구상이다. 개별 기업이 따로 움직이던 해외 진출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라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중심의 초대형 플랫폼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형 AI 풀스택 모델이 차별화된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30일 K AI 풀스택 모델 컨소시엄 출범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 프로젝트를 공식화했다. 초기 단계에는 속도와 실행력을 위해 소수 정예 체계로 운영하고, 메가존클라우드가 주 계약 대상사 역할을 맡는다. LG AI연구원, NC AI, 업스테이지, 유라클,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이 참여사로 합류해 개별 솔루션이 아닌 통합 패키지 형태의 제안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K AI 풀스택 모델은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첫 단계는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 등 국내 팹리스가 주도하는 AI 특화 반도체 영역이다. 두 번째는 메가존클라우드가 담당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계층으로,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대규모 연산과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반이 된다. 세 번째는 LG AI연구원과 업스테이지 등이 제공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계층이다. 초거대 언어모델과 멀티모달 모델을 중심으로 산업별 특화 모델까지 포함한다. 네 번째는 AI와 NPU를 통합 운영하고 모니터링하는 플랫폼 계층으로,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 연산 자원 최적화와 품질 관리를 담당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제조, 에너지, 금융, 공공 등 각 산업에 특화된 AI 애플리케이션 계층이다. 참여 기업들은 각 단계에서 이미 검증된 상용 기술과 실제 레퍼런스를 결합해, 완성형 AI 시스템을 해외 발주처에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컨소시엄은 개별 기술을 나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풀스택 전 계층이 실제로 연동되는 모습을 패키지로 실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한 해외 제조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국내 AI 반도체 기반의 연산 인프라 위에 클라우드와 파운데이션 모델을 얹고, 공장 설비 데이터와 연계된 예측 정비 애플리케이션까지 한 번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여러 공급사를 따로 조율할 필요 없이, 국가 단위의 원스톱 파트너를 선택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AI 프로젝트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빅테크와 중국 빅테크가 유사한 풀스택 구도를 구축한 상태다. 다만 이들은 자사 클라우드와 자체 생태계 중심의 락인 구조가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형 K AI 풀스택은 오픈 생태계에 가까운 구조를 내세워, 특정 클라우드나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구성을 원하는 국가와 도시, 대형 에너지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에너지, 제조, 도시 운영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영역이 1차 타깃이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은 한국 AI 기업들이 경쟁자가 아닌 팀코리아로 움직여야 글로벌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형 AI 풀스택을 통해 국가 단위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파트너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한국 AI 산업의 기술 역량을 하나의 국가 브랜드로 묶어 해외에 제시하고, 장기적으로는 도시와 국가 운영 모델까지 제안 가능한 레퍼런스를 축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K AI 풀스택 컨소시엄이 실제 수주 사례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발주처를 상대로 통합 AI 패키지를 제안하는 구조가 정착할 경우, 개별 솔루션 수출 중심이던 국내 AI 산업의 수익 구조도 중장기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대규모 프로젝트의 책임 소재와 데이터 거버넌스, 현지 규제 대응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산업계는 K AI 풀스택 모델이 한국형 AI 수출 전략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