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도 고열 속 던진 화살”…이우석, 예비용 활 교체 투혼→16강 벽 넘지 못했다
38.3도의 뜨거운 몸을 이끌고, 이우석의 시선이 과녁을 꿰뚫었다. 도전과 투혼은 쉬이 지지 않았다. 피로와 열, 예기치 못한 도구 교체까지 겹친 상황에서도, 스포츠맨답게 마지막 한 화살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의 뒷모습에 관중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 리커브 남자 16강전, 이우석은 마티아스 그란데와 맞붙어 세트점수 2-6으로 고배를 마셨다. 경기 전부터 이어진 고열, 그리고 경기 도중 발생한 활 날개 문제는 그를 쉽게 흔들지 못했다. 이우석은 단체전 3연패에 힘을 보탠 직후, 병원을 찾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됐다. 당일에도 염증에 혈압까지 오르며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경기 중 활 날개 이상으로 예비용 활을 급히 꺼내 들어야 했다. 문제는 예비 활이 연습장 바람에 맞춰 섬세하게 조정된 상태였고, 변화하는 경기장 환경 속에서 정확도를 점치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이우석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활시위를 당겼다. 그는 경기 종료 후 “밤새 응급실에 다녀오며 잠을 거의 못 잤고, 여전히 고열 상태”라며 “그래도 이는 변명일 뿐, 선수로서 몸 관리를 더 잘했어야 했다”고 자책 섞인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우석은 “LA 올림픽을 목표 삼아 이번 대회를 값진 데이터로 삼겠다”며 실수 반복을 피하기 위한 각오를 내비쳤다. 대표팀 내 분위기도 무겁다. 에이스 김우진이 이미 첫날 일찌감치 탈락한 반면, 막내 김제덕만이 남아 당즈준(대만)과 8강을 치른다. 이우석은 “남은 에너지 모두를 김제덕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아쉬움 속에서도 희망은 남아 있다. 이우석의 투혼은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겼고, 대표팀의 최연소 김제덕의 활약에 이목이 쏠린다. 광주의 9월, 과녁과 겨루는 젊은 손끝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광주 세계양궁선수권 남자 대표팀의 향후 활약과 8강전의 긴장감은 향후 또 다른 이야기를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