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0초 뒤집기”…이예지, 49㎏급 그랑프리 금→극적 기술 우위 대서사

긴장감이 감도는 결승전 마지막 순간, 이예지의 왼발 몸통 차기가 경기 흐름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지켜본 49㎏급 그랑프리 챌린지 결승전은 10초를 남기고 바뀐 점수판과, 이예지의 거침없는 투지가 만들어낸 극적 서사로 완성됐다. 무엇보다 종료 직전 동점을 끌어내며 기술 우세로 금메달을 차지한 순간, 관중석에선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다.

이예지(인천광역시동구청)는 28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25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 여자 49㎏급 결승에서 알리사 안겔로바(개인중립선수)를 라운드 점수 2-1(15-8 3-14 15-1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 선제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한 이예지는 2라운드에선 14-3으로 밀리며 균형을 허용했다. 그러나 3라운드 종료 10초 전, 기세를 끌어올리며 연속 공격과 반칙점으로 14-14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선수 모두 막판 한 점씩을 추가하며 15-15로 맞섰고, 치열한 승부 끝에 기술 우위가 이예지의 손을 들어주었다. 앞선 라운드에서 보여준 집중력과 과감한 전술 변화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예지는 지난 3월 여자 46㎏급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경량급 기대주다. 이번 대회에선 한층 높은 49㎏ 올림픽 체급에 도전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승부욕을 보였고, 자신의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남자 80㎏급 결승에 출전한 강재권(삼성에스원) 역시 숨막히는 접전 끝에 CJ 니콜라스(미국)에게 라운드 점수 1-2(10-4 2-9 0-15)로 아쉽게 무릎을 꿇으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두 선수는 나란히 수상에 성공하며 2026년 무주 태권도원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편 이번 그랑프리 챌린지는 참가 자격이 넓어져, 올림픽 랭킹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에게 문호가 개방되며 새로운 도전의 장이 펼쳐졌다. 대회는 8월 31일까지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이어진다.

끝까지 박수가 멈추지 않은 결승전의 여운은 밤하늘 아래로 남았다. 선수들의 치열한 하루와 환호의 순간, 그 기록은 8월 말까지 무주 태권도원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