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뇌영상 분석으로 치매 조기진단"…뉴로핏, 호주와 검증 착수
치매 진단에 인공지능 기반 뇌영상 분석이 결합되며 정밀진단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AI 뇌 질환 진단 기업 뉴로핏이 호주의 대형 뇌연구기관과 손잡고 자사 소프트웨어의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하기로 하면서다. 혈액 검사를 통한 바이오마커와 MRI 기반 영상 지표를 함께 활용해 실제 메모리 클리닉 환경에서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성능을 확인하는 연구라 업계에서는 글로벌 치매 진단 고도화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로핏은 호주 플로리 신경·정신건강 연구소와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를 활용한 공동 연구 협력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플로리는 약 500명 규모 연구 인력을 보유한 남반구 최대 수준의 뇌 연구기관으로, 우울증과 조현병, 양극성 장애, 치매 등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퇴행성 질환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 명칭은 호주 메모리 클리닉에서의 치매 진단 향상을 위한 연구로 정해졌다.

연구의 핵심 목표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혈액 기반 및 각종 바이오마커와 뉴로핏 아쿠아를 함께 활용했을 때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질환 진행 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기존 치매 진단은 인지기능 검사와 문진, MRI 판독, 필요 시 뇌척수액 분석이나 PET 검사에 의존해 왔다. 이에 비해 뉴로핏 아쿠아는 MRI 뇌영상에서 뇌 위축과 백질 변화 등 퇴행성 변화를 정량 분석해 치매 관련 구조적 변화를 수치화하는 소프트웨어로, 전문의의 시각 판독에 의존하던 영역을 알고리듬이 보조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영상과 혈액 바이오마커를 통합해 조기 단계 알츠하이머병을 더 정밀하게 가려내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혈액 속 단백질 농도 변화 등 바이오마커는 최근 해외에서 조기 진단 도구로 부상하고 있으며, 영상 분석 AI와 결합할 경우 진단 정확도와 예측력이 기존 방식보다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플로리가 보유한 바이오마커 연구 경험과 뉴로핏의 영상 분석 기술을 결합해 실제 메모리 클리닉 환자 데이터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따져보는 구조다.
플로리를 총괄하는 페터 판 베인가르던 연구소장은 멜버른대학교 안과학 명예교수로, 신경퇴행성 질환 바이오마커 연구에 주력해 왔다. 그는 이번 협력에 대해 뉴로핏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도화된 치매 진단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공동 연구를 공식화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호주 내에서 플로리 연구소는 치매를 포함한 뇌질환 분야 임상 연구 허브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프로젝트에서 도출되는 데이터는 글로벌 치매 진단 가이드라인 논의에도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영상 분석 AI와 체액 바이오마커를 결합한 치매 조기 진단 플랫폼 경쟁이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MRI 기반 자동 분석 소프트웨어가 임상에 일부 도입되고 있으며,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위험을 추정하는 기술도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비교할 때 뉴로핏은 뇌 구조 변화에 특화된 정량 분석 기술을 앞세워 호주 연구기관과의 공동 임상을 통해 신뢰도와 재현성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가 식품의약품 규제 아래에서 단계적으로 허가를 받는 구조다. 뉴로핏 아쿠아 역시 각국 규제기관의 인증을 확대해야 실제 진단 현장에서 사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호주 메모리 클리닉에서의 실제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면 향후 해외 인허가 과정에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다만 혈액 바이오마커와 AI 영상 분석을 결합한 복합 진단 도구는 각 국가별로 규제 체계가 달라 상용화까지는 추가 검증이 요구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반 뇌 영상 분석 솔루션을 활용한 글로벌 치매 진단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용 바이오마커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호주 협력 결과에 따라 뉴로핏이 글로벌 제약사나 의료기관과의 후속 연구, 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협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 환자 증가와 사회적 비용 확대로 조기 진단과 예방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영상 분석 AI와 바이오마커를 결합한 이번 시도는 정밀의료 전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산업계는 호주시장에서의 임상 검증을 계기로 뉴로핏의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그리고 글로벌 치매 진단 패러다임 변화의 촉매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