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가을 오후, 쌀쌀한 밤”…대전의 깊어진 계절감에 시민들 옷깃 여민다
요즘 산책길을 걷는 대전 시민들이 부쩍 옷깃을 여민다. 오전엔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지만, 해가 기울면 찬 기운이 금세 스며든다. 예전엔 한 주간별로 느껴지던 계절 변화가, 이제는 하루에 두 번씩 다른 얼굴로 찾아온다.
10월 19일, 대전의 한낮은 21도까지 올랐다. 화창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 덕에 공원마다 가족 단위 산책객이나 운동을 즐기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오후 6시가 지나자 기온이 17도, 자정엔 9도까지 떨어지면서 두툼한 외투를 꺼내 입은 사람들이 늘었다. SNS에서는 “아침에는 얇은 니트, 저녁에는 패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라거나 “날씨가 변덕스럽지만 그래서 더 가을 같다”는 게시물이 눈에 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전은 한때 22도를 찍었지만, 밤엔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졌다. 강수확률도 낮고, 미세한 바람만이 느껴지는 날씨였지만 습도는 오후 80%를 넘겼다가 밤엔 65~70%대로 안정됐다. 야외 운동이나 산책 중에도 “해 지기 전에 들어오라”는 메시지가 가족 톡방마다 돌았다.
전문가들은 “큰 일교차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며 겉옷과 수분 섭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한 지역 내과의사는 “요즘처럼 일교차가 클 때는 목이나 손목, 발목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유독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노인이나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출근길엔 반팔, 퇴근길엔 두꺼운 점퍼가 필수다”, “대전의 가을은 짧아서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체감담부터 “올가을 처음으로 핫초코를 찾았다”는 소소한 계절 인증도 이어졌다. 올해는 야외에서 소풍이나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날씨 변화가 실제 일상의 리듬까지 바꿔놓았다는 인상이다.
기상당국의 당부처럼, 지금은 작은 건강 관리가 소홀하단 이유 하나로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다. 작고 사소한 생활습관이지만, 가을 날씨를 건강하게 즐기려면 이제 저녁마다 옷차림과 체온 변화에 한 번씩 더 신경 쓰게 된다. 계절의 결이 점점 더 뚜렷해지는 요즘, 그 변화 속에서 우리 모두의 삶도 조금씩 새로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