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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P 저해제 신약, 유라시아·중동 진출”…아이디언스 700억원 라이선스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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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P 저해제 신약, 유라시아·중동 진출”…아이디언스 700억원 라이선스 계약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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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항암제 신약 베나다파립이 유라시아 및 중동 시장 진입의 신호탄을 올렸다. 일동제약그룹 계열 항암 신약 개발 기업 아이디언스가 베나다파립과 관련해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현지 파트너사와 합산 7백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AI 기반 신약개발과 글로벌 기술 거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계약이 아시아 바이오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 새 국면이 될지 주목된다. 업계는 글로벌 3상 지원과 로열티 조건이 포함된 이번 협정을 ‘신흥시장 선점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아이디언스는 8일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저해제 계열 신약 베나다파립의 EAEU(유라시아경제연합) 및 GCC(걸프협력이사회) 지역 판권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상대는 러시아 계열 제약유통사 란셋, 아랍에미리트 법인 쿼드리 파마슈티컬이다. 아이디언스는 베나다파립 완제의약품을 현지 파트너에 공급하고, 파트너사는 허가 등록·마케팅·판매 등 상업화 전반을 담당한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추가 로열티 지급 등 총 5천만 달러다.

베나다파립은 세포 DNA 복구에 관여하는 PARP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선택적 사멸을 유도하는 표적항암제로, 기존 화학항암제 대비 내성 발생률을 낮추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경구제로 개발 중인 동 계열 약물은 미충족 수요가 높은 고형암 분야(위암, 유방암 등)에서 병용 요법 효능과 글로벌 규제기관의 희귀약 지정 등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베나다파립은 2022년 미국 FDA로부터 위암 분야 희귀질환 치료제(ODD)로 지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위암 대상 병용 요법 임상 2a상 등 다양한 확장 연구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3상 임상에선 EAEU 환자군이 추가로 참여하고, 해당 지역 개발비 일부를 파트너가 분담키로 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EAEU 지역 라이선스권은 란셋이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6개국에 걸쳐 확보했으며, GCC 파트너 쿼드리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6개국에서 베나다파립의 독점 판권을 획득했다. 두 지역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약 4.5%를 차지하며 성장성이 높은 신흥 공략지로 꼽힌다.

 

특히 PARP 저해제 시장은 일본, 미국, 유럽계 다국적사가 견인하던 분야였으나,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로 구도가 전환되는 양상이다. 유라시아와 중동 시장 선점 움직임은 미국과 유럽계 플레이어들과의 맞대응 전략이자, 임상 데이터 기반의 기술이전 모델을 가속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관건은 각국의 의약품 승인 정책과 허가 절차다. 러시아·GCC 등은 허가 심사 주체 및 데이터 요구 기준이 상이해 현지 임상 자료와 협업 체계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FDA·EMA 중심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 각 국가별 실질적 허가와 시장 진입까지의 시간표가 라이선스 계약의 실효성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PARP 저해제 신약의 상용화와 동반되는 글로벌 판권 계약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해외 수익 다변화와 신흥시장 사업모델 전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임상 성공 시점이 항암제 산업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사용 증거와 현지 규제 대응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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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언스#베나다파립#라이선스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