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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뇌 노화 앞당긴다”…수면·운동·소통이 디지털 시대 해법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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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뇌 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면서, 기존 노화 개념이 바뀌고 있다. 뇌 노화는 단순히 나이와 유전적 요인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생활 속 디지털 자극의 축적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습관은 뇌 신경 회로에 피로를 누적시키고, 기억력 저하 등 인지 기능의 감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의료계는 최근 관련 연구 동향을 근거로, 뇌 노화 방지에 대한 일상 관리 필요성을 강조한다.

 

뇌는 30대 중반 이후 서서히 신경세포 간 연결이 느려지고 인지 능력이 퇴화하는 등 자연스런 노화 과정을 밟게 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 등 디지털 미디어 노출이 잦아지면 신경 전달 경로의 부담이 커지고,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약화 등 '가속노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일정한 수면 리듬(생체리듬)과 7시간 이상의 숙면은 노폐물 및 베타아밀로이드 제거, 뇌 신경 회로의 회복에 직접적 기여를 한다. 영국 6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코호트 연구에서는 밤잠이 6시간 미만인 집단이 7시간 이상인 집단보다 향후 치매 위험이 약 30% 더 높게 나타났다.

기술적으로도, 과도한 디지털 자극이 뇌의 자가 회복 메커니즘(아스트로사이트의 노폐물 제거 등)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부족과 만성 전자파 노출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해마 및 전두엽 신경세포의 기능 저하로 직결될 수 있음이 다양한 신경과학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반면, 주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뇌혈류 개선과 신경 가소성(뇌가 자극에 적응·변화하는 능력) 증진에 효과적이며, 자전거 타기·걷기 등은 해마 크기 감소를 억제한다는 연구 자료도 있다.

 

시장에서 뇌 건강과 인지 기능 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디지털 디톡스 기법, 뇌 훈련 앱, 운동 기반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각광받고 있다. 수요자·환자 입장에서는 실제 수면 습관 개선, 디지털 사용 시간 제한, 가족·사회적 교류 증진이 인지력 쇠퇴 예방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회적 고립과 디지털 과부하는 복합적으로 인지 장애를 악화시킨다는 점이 여러 임상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해외 주요 의료기관들도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 노출 제한을 권고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는 디지털 웰니스(Wellness)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사례가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NIMH)과 영국 NHS 등은 '디지털 미디어 사용 관리'를 치매 예방 지침에 포함했고, 일본 후생노동성도 전 연령대 디지털 기기 사용 수칙을 마련했다.

 

국내 의료계는 원격의료 확산 속에서도 뇌 건강 위해 디지털 사용 최소화, 수면·운동·사회적 교류 등 생활습관 관리의 가치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김지현 수원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은 “과도한 디지털 자극은 뇌를 쉬지 못하게 해 인지 기능 저하를 앞당길 수 있다”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직접 교류나 가벼운 운동 등으로 뇌에 휴식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뇌 건강 관리 영역에서, IT 기술과 인간 중심 라이프스타일 개선의 균형이 향후 시장과 정책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디지털 기기 보급 속도를 넘어, 인간 신체·정신의 회복 메커니즘에 주목한 혁신이 주류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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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뇌노화#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