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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 20주년 페스티벌 성료…넥슨, 대규모 오프라인 흥행 재확인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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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출시 20주년을 맞아 대규모 이용자 페스티벌을 열며 라이브 서비스 경쟁력을 다시 보여줬다. 대형 게임사들이 클라우드 전환과 신규 지식재산 발굴에 주력하는 가운데, 넥슨은 오프라인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팬 페스티벌을 통해 핵심 이용자 결속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20년 장기 흥행 IP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운영과 오프라인 이벤트가 향후 라이브 게임 비즈니스 경쟁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슨은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의 오프라인 행사 2025 던파 페스티벌을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행사장에는 양일 합산 1만 명 규모의 이용자가 모였으며, 1일차 티켓은 1분, 2일차 티켓은 45초 만에 전석 매진되며 팬덤 결집력을 입증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서비스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와 체험형 콘텐츠, 겨울 대규모 업데이트 로드맵 공개, 라이브 콘서트로 구성됐다. 넥슨은 대형 스테이지와 체험 부스를 결합한 형태로 공간을 설계해, 온라인 중심으로 쌓여온 게임 경험을 오프라인에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 구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진행된 주요 업데이트 연표와 시기별 대표 콘텐츠가 소개됐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 핵심 지역과 레이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연대기를 따라 걸으며 서비스 역사를 되짚을 수 있도록 했다. 던전앤파이터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청음존도 마련해, 각 시기 대표 배경음악을 고음질로 감상하며 당시의 플레이 경험을 상기하도록 했다.  

 

굿즈와 체험형 콘텐츠를 통한 IP 확장 전략도 눈에 띄었다. 현장에는 20주년 한정판 굿즈를 판매하는 특별 매장이 운영됐으며, 던파 세계관을 활용한 미니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유명 웹툰 작가들이 참여한 던전앤파이터 축전 전시 DNF 웹툰 역시 다수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2차 창작 생태계를 키우려는 시도로 평가됐다.  

 

행사의 중심은 겨울 업데이트 쇼케이스였다. 무대에서 공개된 영상과 개발진 발표를 통해 다음 달 4일 적용 예정인 최상위 레이드 사도 디레지에가 처음 소개됐다. 최종 난이도 레이드로 설계된 이 콘텐츠는 숙련 이용자 대상 엔드게임 공략 동기를 제공해 장기 플레이를 유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여성 프리스트 계열 다섯 번째 전직 인파이터와 더불어 18번째 신규 캐릭터 제국기사가 공개됐다. 신규 직업군과 캐릭터는 성장 동기를 제공하는 핵심 업데이트 요소로, 업데이트 직후 복귀 이용자 유입과 결제 전환을 견인할 수 있는 장치로 쓰일 전망이다. 신규 지역 천해천과 20주년 겨울 한정 이벤트 계획도 함께 발표돼 단기·중기 콘텐츠 수급 로드맵을 제시했다.  

 

쇼케이스 후반에는 윤명진 네오플 대표가 무대에 올라 직접 이용자와 소통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년간 던전앤파이터에 애정을 보여준 모험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향후에도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콘텐츠 업데이트로 보답하겠다고 언급했다. 장기 라이브 게임에서 이용자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매출 규모 이상으로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경영진이 직접 나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음악 공연을 결합한 20주년 기념 콘서트도 진행됐다. 1부에서는 DNF 밴드가 머크우드, 그락카락, 사망의 탑 등 주요 지역과 던전의 배경음악을 밴드 편곡으로 연주했다. 온라인 게임 BGM을 라이브 공연 포맷으로 전환한 사례로, 게임 내 체류 시간을 함께 보냈던 사운드를 오프라인 경험으로 확장한 시도로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밴드 하모니와 별은이 길잡이 별 무대를 선보인 데 이어, HYNN 박혜원이 바람의 너를, 요아리와 김민호가 마지막 재회 등을 공연했다. 가창 중심 라이브 무대를 통해 게임 서사를 감성적으로 재구성하는 연출로 팬층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중심으로 수집된 게임 이용자 데이터를 오프라인 경험으로 연결하는 대표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넥슨은 티켓 예매, 이벤트 참가, 현장 굿즈 구매 행태 등을 분석해 향후 업데이트 방향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참고할 수 있다. 이용자의 플레이 패턴과 소비 성향을 온·오프라인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대형 게임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해외에서는 주요 게임사가 이미 대규모 오프라인 팬 행사와 글로벌 투어를 정례화해 왔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연례 컨벤션을 통해 신작 공개와 e스포츠,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결합한 구조가 일반화된 상황이다. 이번 던파 페스티벌은 장수 온라인 게임 중심의 국내 팬 행사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박종민 네오플 던파 총괄 디렉터는 20년 동안 변함없는 애정으로 함께해 준 모험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이용자와 함께 써 내려갈 여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던전앤파이터 20주년 사례를 통해 장기 라이브 서비스가 단순 콘텐츠 추가를 넘어, 팬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경험까지 포괄하는 종합 플랫폼 경쟁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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