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채상병 사건 외압 실체 쟁점화”…이명현 특검, 박진희 전 보좌관 등 이종섭 측근 줄소환
정치

“채상병 사건 외압 실체 쟁점화”…이명현 특검, 박진희 전 보좌관 등 이종섭 측근 줄소환

강다은 기자
입력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수사외압 의혹이 정치권과 군을 강하게 흔들고 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핵심 참모들이 줄줄이 소환되면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과 군 전현직 수뇌부 간 정면 충돌 양상이다. 이와 함께 주요 인물 간 긴밀한 연락과 회의, 그리고 사건 당일의 구체적 지시 사항이 밝혀지며 정치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11일부터 이틀간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현 56사단장·육군 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10일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주 박 전 보좌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모해위증 혐의로 입건했다”며 “이번 주부터 각 혐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보좌관에 대한 조사는 10일과 11일을 포함해 3회 이상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박진희 전 보좌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의 중심 인물로,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핵심 참모로 꼽힌다. 박 전 보좌관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국방부 조사본부 등 수사 라인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에 대해서도 지난주까지 총 3차례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고 알렸다. 정 전 부사령관은 2023년 7월 31일 채상병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이 돌연 취소된 직후 이종섭 전 장관의 호출로 현안 토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장관의 10가지 지시가 담긴 ‘정종범 메모’가 작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특검팀은 정 전 부사령관을 상대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격앙된 반응 이후 회동 상황, 이 전 장관과 김계환 전 사령관의 구체적 지시, 기록 이첩 및 회수와 관련한 논의 내역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날 직무정지 조치가 단행된 임기훈 국방대학교 총장(육군 중장)과 관련해, 정민영 특검보는 “특검 쪽에서 직무배제나 분리 파견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특검팀의 참고인 신분 조사 도중 최근 국회에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으로 고발돼, 국회 통보로 직무가 정지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8월 29일 압수수색을 진행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계자들도 곧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특검의 수사 확대와 줄소환에 대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야는 사건의 실체 규명과 정치적 책임, 그리고 검찰·군의 수사라인 책임론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번 사안이 정국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소환조사 결과와 추가 증거 확보 등 수사 동향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사건 외압 수사를 둘러싸고 책임공방을 이어갔으며, 특검팀은 사건의 핵심을 겨냥한 본격 수사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강다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명현특검#박진희#이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