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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이형배가 건넨 여운”…강과 사람 어우러진 밥상→인생의 기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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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이형배가 건넨 여운”…강과 사람 어우러진 밥상→인생의 기록 되다

문경원 기자
입력

밝은 강물이 잔잔히 흐르는 아침, 이형배의 손끝에서 퍼지는 미소는 세월과 인내를 품고 있었다. ‘한국인의 밥상’은 다시 한 번 흐르는 물길을 따라 삶과 음식의 진한 흔적을 쫓았다. 강변에서 묵묵히 시간을 견뎌 온 어부, 그리고 그 곁의 이화섭과 같은 이들이 차린 밥상은 기억을 살아 숨 쉬게 했다.

 

임진강 합수지로 이른 새벽을 가르는 이형배의 고요한 배는 오늘도 풍요를 건져 올린다. 자연산 장어, 쏘가리, 참게 등 강이 내어준 소중한 생선이 그물에 담긴다. 이화섭이 부뚜막에서 구수하게 끓여내는 매운탕에는 가족과 마을의 사연이 녹아 있다. 잡은 생선을 모두 풀어낸 국물에 채소와 수제비까지 더해진 어수제비는 네 형제의 기억 속 허기를 달래며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렸다. 강에 의지해 살아온 부부의 밥상 위에는 늘 손끝의 고집과 정성, 그리고 한 세대의 시간이 함께 지나갔다.

흐르는 강 따라 쌓인 밥상의 기억…‘한국인의 밥상’ 어부 이형배, 물돌이마을의 이웃→맛과 인생을 담다 / KBS
흐르는 강 따라 쌓인 밥상의 기억…‘한국인의 밥상’ 어부 이형배, 물돌이마을의 이웃→맛과 인생을 담다 / KBS

전남 영광군 물돌이마을의 김복숙과 이웃들은 논과 갯벌이 만난 곳에서 비옥한 밥상을 빚는다. 통발에서 건져 올린 붕어로는 뼈 맛까지 우러난 진한 붕어찜이 차려지고, 깊은 갯벌의 농게는 짭조름한 농게장으로 되살아난다. 농게볶음은 아이들에게, 농게장은 어른들에게 힘을 보태며, 소박한 귀퉁이에서도 이웃들과 웃음꽃이 피어난다. 바닷물이 밀려와 길을 낸 논, 그 위에 쌓인 하루의 노고와 삶의 울림은 마을 사람들의 상차림에 오롯이 스며 있다.

 

남한강 지류, 여주의 들녘에서는 김태환을 비롯한 이웃들이 햇고구마를 수확하며 가을의 초입을 맞는다. 고구마줄기, 메기가 어우러져 담백하게 쪄낸 고구마줄기메기찜, 말조개 동그랑땡, 부드러운 고구마만두까지. 시간과 정성이 모인 이 밥상 위에 온 가족과 이웃들이 둘러앉아 흐르는 강물처럼 오랜 이야기와 정을 나눈다. 새벽 노동의 피로가 두런두런 풀려가는 순간, 넉넉한 인심과 감사함이 음식마다 곱게 퍼진다.

 

흐르는 강물처럼 이어진 인생의 기억은 세월이 축적한 밥상에 정착했다. 땅에 몸을 기대어 살아낸 가족의 시간, 이웃과 나눈 밥 한 끼가 오늘도 소중한 인생의 한 장면이 된다. 오래도록 흘러온 이 삶의 기록은 힘겹지만 단단한 웃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여름이 저물어가는 길목에서 ‘한국인의 밥상’은 고된 손끝과 넉넉한 인심, 그리고 물이 흐르듯 이어지는 밥상의 위로를 전한다. 이번 회차는 8월 28일 목요일 밤, 시골 풍경과 함께 시청자 곁을 조용히 지나간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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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밥상#이형배#물돌이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