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TF 자금이 흐름 가른다”…글로벌 코인 시장, 금리 기대 엇갈리며 종목별 차별화 심화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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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2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USA) 금리 경로와 ETF 자금 흐름에 따라 종목별 온도 차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Korea) 원화 시장 거래액이 다시 급증했다. 국내 투자자 자금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XRP, 파이코인 등 대형·테마 코인으로 몰리며 거래대금이 크게 불어나 국제 자금 흐름과 맞물린 단기 수급 재편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월 28일 오전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한국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코인 거래대금은 4조 5,7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3조 9,000억 원대 후반에서 하루 사이 약 4,850억 원이 늘면서 11.9% 증가했다.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한국 시장 내 단기 유동성이 확대됐고, 비트코인·이더리움·파이코인 등 시가총액 상위 또는 테마성이 강한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원화 거래는 여전히 업비트·빗썸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업비트 거래대금은 3조 1,878억 원으로 국내 전체의 69.7%를 차지했고, 빗썸은 1조 2,650억 원으로 27.7%를 기록했다. 코인원은 901억 원(2.0%), 코빗은 284억 원 수준에 그쳤다. 당일 변동성이 컸던 알트코인에 개인 투자자 단기 매매가 대거 몰리면서, 소수 대형 거래소에 유동성이 집중되는 구조가 다시 강화됐다.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 신규·테마 종목이 뒤섞인 상위 구도가 나타났다. 1위 비트코인은 3,643억 원이 거래되며 1억 3,722만 8,000원, 전일 대비 1.38% 상승을 기록했다. 2위 오르카는 2,977억 원 거래에 3,209원으로 하루 새 95.31% 급등했고, 3위 리플 XRP는 2,374억 원 거래에 3,314원으로 0.21% 소폭 하락했다. 4위 메테오라는 57.88% 급등, 5위 이더리움은 4,526,000원으로 0.11%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6위 모나드는 13.73% 급락한 반면, 7위 레이디움·8위 인튜이션·10위 슈퍼버스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922억 원 거래에 0.07% 약보합으로, 대기 자금·환전 수단 역할을 유지했다.

 

빗썸에서는 테더·비트코인·리플 XRP가 거래 상위를 형성해 업비트와 유사한 유동성 축이 관측됐다. 1위 테더가 256,075 규모 거래를 나타냈으며, 비트코인은 136,721,000원 수준에서 136,279 거래가 이뤄졌다. 리플 XRP는 3,312원, 오르카 2,092원, 이더리움 4,525,000원 등으로, 아이리스·자이온·멀린 체인·솔라나·파이버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양 거래소 모두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테더 등 핵심 자산이 유동성 중심축을 형성하고, 이를 둘러싼 고변동성 알트코인이 레버리지·단타 매매의 주요 표적으로 작동하는 구조가 유지된 셈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구도는 큰 변동 없이 비트코인 중심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코인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비트코인이 약 2,669조 8,428억 원으로 1위를 지키고 있고, 이더리움이 534조 6,772억 원, 테더가 269조 9,139억 원, 리플 XRP가 195조 4,550억 원, 비앤비가 180조 6,002억 원으로 뒤를 잇는다. 솔라나·유에스디코인·트론·도지코인·에이다 순으로 상위 10위권이 형성되는 가운데, 비트코인 주도 장세 속에서 상위 알트코인이 강·약세를 번갈아 가며 보이는 전형적 패턴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제 자금 흐름을 보면 미국 달러의 비트코인 가격 결정력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코인힐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거래량 기준 법정통화 비중은 미국 달러가 약 6조 4,998억 원으로 84.16%에 이르렀다. 한국 원화는 5,232억 원(6.78%)으로 2위, 일본(Japan) 엔화는 4,894억 원(6.34%), 유로화는 863억 원(1.12%) 순이다. 이는 미국 ETF 시장과 달러 기반 기관 자금이 가격 형성 주도권을 쥔 가운데, 한국·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 구간마다 레버리지·단기 매매를 통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되돌림 국면에 있다. 업비트에 따르면 11월 27일 기준 비트코인은 1억 3,722만 원으로 전일보다 186만 원(1.37%) 올랐다. 지난 50일간 최고가는 10월 9일 1억 7,762만 원, 최저가는 11월 22일 1억 2,733만 원으로, 최근 가격은 50일 저점 대비 약 7.8% 반등한 수준이다. 달러 기준으로는 11월 중순 9만 2,000달러 지지선이 붕괴된 뒤 8만 8,500달러까지 급락하며 레버리지 청산과 알고리즘 매도가 쏟아졌다. 이후 11월 26일 기준 약 9만 474달러로 회복하면서 채굴자 손절 이후 기술적 반등 구도가 형성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망 변화가 자리한다. 미국 연준 베이지북에서 경제 활동 둔화와 고용시장 약세 신호가 확인되자,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80%대까지 치솟았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났고, 이를 기반으로 스팟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과 이른바 고래 지갑 매수가 동반돼 가격 반등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CNBC와 같은 미국 주요 매체들도 “연준의 긴축 피로감이 디지털 자산에 기회 창을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현물 ETF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기대가 맞물려 하방을 방어하는 양상이다. 업비트 기준 이더리움은 4,531,000원으로 전일보다 10,000원(0.22%) 상승했다. 50일 기준 최고가는 6,375,000원, 최저가는 4,163,000원으로, 11월 초 조정 이후 400만 원 초중반 박스권을 형성하다 최근 450만 원대를 재차 회복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3,000달러선을 돌파한 뒤 3,590달러 지지선 붕괴와 반등을 반복했다. iShares Ethereum ETF(ETHA) 등 현물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하방 지지로 작용했고, 미국 의회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명확화 법안 논의와 기업 재무투자 확대가 추가적인 수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규제 구조상 ETF에서 스테이킹 수익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과거 스팟 이더리움 ETF에서 7억 9,500만 달러 순유출과 10% 이상 조정이 발생한 전례가 경계 요인으로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스테이킹 수익을 제도권 상품이 어떻게 포착하느냐가 이더리움의 중장기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의회에서 추진되는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이더리움 수요와 직결되는 만큼, 규제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플 XRP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 효과를 바탕으로 구조적 프리미엄을 누리는 모습이다. 11월 27일 기준 리플 XRP는 3,312원으로 전일 대비 9원(0.27%) 하락했지만, 지난 50일 저점인 2,930원 대비로는 약 13% 높은 수준이다. 달러 기준에서는 2.40달러 지지선을 유지하며 2.70~3.20달러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Swell 2025 컨퍼런스 기대와 80억 XRP 규모 기관 락업에 따른 공급 축소 효과가 상승 압력을 키웠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리스크가 사실상 정리되면서 규제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했다.

 

특히 XRP 기반 현물 ETF는 비트코인·이더리움 ETF와 달리 상장 이후 아직 단 한 차례도 순유출을 기록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며, 구조적 기관 수요 확대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기술적 지표에서는 피보나치 되돌림과 30일 이동평균선 이탈 등 약세 신호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3달러 돌파 후 3.30~3.80달러 구간으로의 단기 랠리를 위해서는 거래량이 수반된 돌파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도지코인은 밈 코인 특유의 변동성을 드러내며 주력 코인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1월 27일 기준 도지코인은 230.0원으로 전일 대비 0.86% 하락했다. 지난 50일간 최고가 363.0원, 최저가 210.0원으로, 최근 가격은 저점 대비 약 9.5% 반등한 데 그치고 있다. 비트코인 조정 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데 더해, 반등 과정에서도 기관·ETF 수요보다는 개인 단기 매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추세 전환이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밈 코인은 여전히 레버리지 청산에 가장 취약한 섹터”라고 평가했다.

 

국내외 상장 기대를 안고 있는 파이코인은 강한 단기 변동성을 연출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파이코인은 전일 대비 7.82% 오른 402.6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이슈와 커뮤니티 기대감이 겹치며 매수세가 몰렸지만, 실사용 사례와 온체인 지표가 여전히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레버리지·테마 위주의 단기 매매 비중이 크다는 진단이 많다.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상장 이벤트 이후 가격 재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경계론이 제기된다.

 

거시 환경과 ETF 자금 흐름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11월 초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가 완화되며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났고,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 등 주요 코인이 6% 안팎 동반 반등을 나타냈다. 그러나 11월 중순 이후 연말 금리 인하 확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동결·인하 확률이 팽팽해지면서 기대 인하에 의존하던 투자 심리가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스팟 비트코인·이더리움 ETF에서는 순유출이 관측된 반면, 리플 XRP·솔라나 ETF에는 순유입이 이어져 종목 간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ETF가 상징적 제도권 편입 이슈를 넘어 실질적인 매수·매도 창구로 기능하면서, 자금 유입·유출이 곧바로 가격 변동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는 모습이다. 미국(USA)뿐 아니라 유럽(EU)과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유사 상품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국제 금융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의 장기 자금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 급락과 반등 공방 뒤에는 레버리지와 파생상품 구조가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12만 달러선을 시험하던 비트코인은 한 달 새 9만 달러 중반까지 밀리는 과정에서 대규모 선물 롱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 옵션 내재변동성이 두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시장 전체 변동성 구간이 확대됐다. 이후 채굴자 손절 신호와 이른바 해시 리본 바닥 신호가 포착됐고, 고래 지갑 복귀와 ETF 유입 증가가 겹치며 “단기 조정 이후 장기 강세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현물 ETF 자금 순유출과 기관·고래 매도세가 단기 압력이 됐지만, Pectra·Fusaka 등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레이어2·디앱 생태계 확장 기대가 중장기 수요를 받치는 구조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스테이킹 규제 명확화 논의가 이더리움 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에, 미국 의회의 관련 입법 과정이 가격 변동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ETF에서 스테이킹 수익을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될 경우, 이더리움이 “배당 성격을 지닌 디지털 자산”으로 재평가될 여지도 거론된다.

 

리플 XRP는 소송 리스크 해소를 바탕으로 국경 간 결제와 기업 보유 확대 기대를 동시에 누리는 모습이다. 온체인 수수료 급증과 거래 활동 증가, 현물 ETF 자금 지속 유입이 단기 모멘텀을 제공하지만, 기술적으로는 2달러 초반 지지력과 거래량 흐름을 재차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함께 존재한다. 규제 명확성 측면에서 다른 알트코인 대비 우위를 확보한 만큼, 하락 탄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전체로 보면 알트코인 열세가 뚜렷하다. 비트코인이 9만 달러선 재탈환에 번번이 실패하는 구간마다 유동성 민감도가 높은 알트코인에서 호가 공백이 발생하며 더 큰 폭의 변동이 나타났다. 옵션·선물 시장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일부 섹터에서는 “롱 포지션 전원 청산”에 가까운 급락 사례도 관측됐다. ETF 이후 유입됐던 안정 자금 일부가 이탈하면서 현물 호가가 얇아졌고, 그 공백을 개인 레버리지 거래가 메우는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이 과도하게 증폭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국제적으로는 미국(USA)과 유럽(EU)의 금리·규제 정책이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를 재설계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더불어 스테이블코인·ETF·파생상품 규제 체계가 어떻게 정비되느냐에 따라,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의 지위와 변동성 패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 등 시가총액 상위 자산은 50일 저점과 주요 달러 지지선을 기준으로 분할 매수·매도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면서도, 도지코인·파이코인 등 테마·커뮤니티 코인은 명확한 손절 기준을 전제로 한 단기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국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한국 원화 거래 비중이 6%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과 한국 증시 위험 선호도 역시 글로벌 디지털 자산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보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각국 규제 환경과 ETF 자금 흐름,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교차하는 현재 국면에서, 이번 한국 시장 거래대금 11.9% 증가는 단순한 거래 회복이 아니라 글로벌 수급 재편의 한 단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으로도 금리 정책과 ETF 자금 흐름, 온체인 펀더멘털 개선이 어떤 조합으로 맞물릴지가 연말·연초 세계 코인 시장의 방향성을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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