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가 위험 선호 다시 점화”…미국 증시 안도 랠리, 서학개미는 엔비디아·테슬라 갈랐다
현지시각 기준 2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와 산업재를 중심으로 한 안도 랠리가 전개되며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번 흐름은 중형 기술주의 호실적과 가상화폐 급등, 일부 대형주의 실적 기대가 맞물리며 위험 선호 심리가 재가동된 결과로, 2026년 글로벌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5.13포인트(0.39%) 오른 47,474.4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6.74포인트(0.25%) 상승한 6,829.37로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137.75포인트(0.59%) 뛴 23,413.67에 마감하며 상대적으로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에드워드 존스의 애프터마켓 보고서는 몽고DB와 크레도 테크놀로지스 등 중형 기술주의 호실적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고, 산업재 섹터에서는 보잉이 2026년 항공기 인도량 확대와 잉여 현금 흐름 개선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3/1764716381519_884384709.jpg)
시장 참여자들은 고용 지표와 서비스업 PMI,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연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는 구간으로 인식해 왔다. 그럼에도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2026년을 정점으로 한 글로벌 이익 성장 기대가 커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위험 자산 선호가 다시 힘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현재의 랠리가 단기 재료가 아니라 펀더멘털 기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급반등도 뉴욕증시의 위험 선호 심리에 불을 지폈다. 비트코인이 5% 가까이 뛰며 전날의 낙폭을 회복하자, 이 같은 흐름이 기술주와 성장주 전반으로 번지며 매수세를 자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4% 상승해 반도체 업종의 강세를 재확인했고, 시가총액 상위 기술 대형주 가운데에서는 브로드컴과 테슬라가 약보합권에서 숨을 고른 반면 나머지 빅테크는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기업 개별 재료도 지수에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은 자체 설계한 최신 인공지능(AI) 칩 ‘트레이니엄 3’를 공개하며 주가가 0.23% 올랐다. 다만 AI 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부 AI 관련주는 장중 상승 폭을 되돌렸다. 인텔은 2027년부터 애플의 ‘M시리즈’ 반도체를 수탁 생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자 8.66% 급등해 반도체 업종 내에서 두드러진 수익률을 기록했다. 애플 역시 인텔과의 협력 기대와 견조한 제품 수요 전망에 힘입어 1.1% 오른 286.22달러에 마감했다.
정책 변수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공개 거론했으나, 뉴욕 금융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해싯 지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는 데다, 그의 강한 친트럼프 성향이 향후 연준의 독립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89.1%로 보고 있으며, 단기 경기 둔화 우려보다는 내년 후반 성장 가속화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분위기다. 이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기술주와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해 왔던 기존 흐름이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다.
이 같은 미국(USA) 증시의 움직임은 한국 개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포지셔닝과 맞물리며 주목을 끌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미국 주식 보관금액 자료는 결제와 시차 영향으로 1~2일 정도 지연이 발생하는데, 12월 1일 기준 보관 데이터와 2일 뉴욕 시장의 등락을 교차 분석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선제 매수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눈에 띄는 종목은 엔비디아다. 12월 1일 기준 엔비디아의 보관금액은 직전 집계일 대비 3,397억 원 늘어난 24조 8,548억 원을 기록했다. 바로 다음 날 뉴욕 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0.86% 오른 181.46달러에 마감했다. 보관금액 급증 직후 주가가 실제로 상승하며, 서학개미가 엔비디아 상승 모멘텀에 대해 상당 부분 선제적으로 베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USA)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1일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은 443억 원 늘어나 39조 3,593억 원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지만, 2일 주가는 0.21% 하락한 429.24달러에 그쳤다. 단기 급등 후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저가 매수도 유입됐으나, 차익 실현 물량이 이를 상회하면서 숨 고르기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투자자들은 비중을 소폭 늘렸지만, 단기 주가에서는 조정이 우세해 보관금액과 시장가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과 알파벳 A도 서학개미의 매수세가 주가 상승과 맞물린 사례로 꼽힌다. 12월 1일 기준 애플과 알파벳 A의 보관금액은 각각 1,064억 원, 1,343억 원 증가했다. 2일 장에서 두 종목 모두 상승 마감했고, 특히 애플은 인텔과의 파운드리 협력 이슈와 견조한 수요 기대가 겹치며 1.1% 오르면서 서학개미의 투자 판단이 당일 흐름과 일치했다.
반면 양자컴퓨팅주 아이온큐는 차익 실현의 표적이 됐다. 12월 1일 기준 보관금액이 2,353억 원 줄어들며 강한 매도세가 확인됐고, 다음 거래일 주가도 0.41% 하락했다. 성장 스토리는 유지되지만 변동성이 큰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연말을 앞두고 위험 관리 차원의 포지션 축소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12월 1일 기준 상위 50개 미국(USA) 종목의 전체 보관금액은 175조 9,950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약 1조 8,925억 원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9.5원으로 1.4원 하락한 점이 평가액 감소에 영향을 줬고, 연말을 앞둔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현금 비중 확대 움직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 투자자들이 테슬라와 엔비디아 같은 대표 성장주에 대한 집중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일부 고위험 종목에서는 이익 실현을 서두르며 위험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2025년 12월 전체로 보면, 한국 투자자의 미국(USA) 주식 보관금액 총액은 234조 8,0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10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 249조 8,415억 원에 비해 조정된 수준일 뿐 여전히 높은 레버리지와 해외 노출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에드워드 존스는 2026년 유로존, 영국(UK), 중국(China)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10%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분산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2026년을 정점 후보로 삼아 기업 이익 회복과 통화 완화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지만, 투자 심리와 실물 펀더멘털의 줄다리기는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승세가 기업 실적이라는 비교적 견고한 기반 위에 서 있으면서도, 투자자들의 탐욕과 공포가 교차하는 국면에서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낙관론이 강화되는 시기일수록 작은 충격이 큰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이 통화정책과 실물 지표, 기업 이익 전망을 면밀히 점검하는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미국 증시의 위험 선호가 내년 글로벌 자본 흐름과 자산 가격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