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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암제 시장 347조 달러”…머크 등 5개사, R&D 경쟁 심화
IT/바이오

“글로벌 항암제 시장 347조 달러”…머크 등 5개사, R&D 경쟁 심화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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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기술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인구 고령화로 암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항암제 시장 규모는 2500억 달러(약 347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신약 임상의 41%가 항암제 분야에서 이뤄질 만큼 제약사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집중되는 결과로, 주요 다국적 제약사는 시장 선점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펼치는 모양새다. 업계는 항암제 시장의 본격적 재편 국면을 '치료 혁신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이큐비아가 최근 발표한 '항암제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암 신환자 수는 2022년 2000만명에서 2050년 32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항암제 시장 내에서는 고형암이 63%, 혈액암이 25%를 차지했으며, 유방암·비소세포폐암·다발성 골수종이 시장 성장의 핵심 질환으로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MSD(미국 머크), BMS, 로슈,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상위 5개 글로벌 제약사가 각각 200억~320억 달러 매출로 시장을 주도하는 독점 구도가 지속됐다.

주요 기술로는 면역항암제인 PD-L1 억제제가 전이성 암 1차 치료에서 16.7% 점유율을 차지하며 가파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마커 기반 정밀의료가 표준 기법으로 자리잡으면서, 신약의 68%가 암 생체마커 활용을 전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로써 환자별 맞춤 의료 및 치료 성공률 향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항암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업계는 불확실성에도 직면했다. 블록버스터 항암제의 특허 만료와 각국의 약가 인하 압박, 더 복잡해지는 임상 환경은 시장 수익성과 신약 출시 속도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2028년 '키트루다', '옵디보' 등 핵심 면역항암제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등장 시점을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리셋 포인트로 분석하는 전문가 관측도 나온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역시 항암제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모달리티(치료적 접근법) 혁신'에 주목한다.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이미 연매출 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이중·다중항체, CAR-T(맞춤형 세포치료제) 등 차세대 플랫폼의 빠른 성장이 예고된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유럽 대형 제약사의 ADC, CAR-T 임상 파이프라인이 확대되는 등 신기술 기반 선점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 재편 구도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과 임상, 상업화 환경을 모두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항암제 기술 상용화는 한국 바이오 생태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항암제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혁신, 임상복잡성, 제도 환경 간의 균형이 시장 성장의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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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항암제시장#a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