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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모달리티로 외연확장…삼성바이오, 3캠퍼스에 7조 투자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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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CDMO 산업에서 모달리티 다변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포유전자치료제와 항체백신 등 차세대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힌다. 송도에 제3바이오캠퍼스를 추가로 조성하며 7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해, 글로벌 톱티어 CDMO 도약을 위한 생산 인프라와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는 구도다. 업계에서는 항체 중심이던 CDMO 시장이 CGT와 펩타이드 등으로 급속히 다변화되는 시점에서 이번 투자가 ‘차세대 모달리티 수주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제3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달 2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 11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 산업시설용지 18만7427제곱미터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협의를 거쳐 최종 계약에 이르렀으며, 부지 매입 대금은 2487억원 규모다. 이 부지는 기존 1·2캠퍼스와 인접한 위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클러스터의 세 번째 축이 된다.

새로 조성되는 3캠퍼스에는 기존 항체 의약품 생산 역량에 더해 세포유전자치료제, 항체백신, 펩타이드 등 다양한 모달리티에 대한 연구 및 생산 시설이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환자 세포나 유전자를 조작해 질환 원인을 직접 교정하는 고부가가치 치료 접근법으로, 희귀질환과 암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사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항체백신과 펩타이드는 감염병 대응과 종양면역 치료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어, CDMO 관점에서 장기 성장성이 큰 영역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항체의약품 중심으로 세계 최대급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mRNA, 항체약물접합체와 같은 모달리티로 사업을 넓혀 왔다. 이번 3캠퍼스 투자는 오가노이드와 차세대 모달리티까지 포괄하는 기초 역량을 구축해, 시장이 커질 때 수주와 생산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들 신기술은 공정 개발 기간과 규제 검증 부담이 크기 때문에, 초기부터 공정 설계와 품질 시스템을 CDMO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은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 파트너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3캠퍼스의 물리적 위치도 전략적이다. 부지가 기존 제1·2캠퍼스와 인접해 있어 생산공정, 품질관리, 기술지원 기능을 통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구조다. 회사는 3개 캠퍼스를 하나의 거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운영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고객별 프로젝트 리드타임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다. 또한 글로벌 규제기관 대응과 인증, 감사 등을 하나의 품질 시스템 안에서 관리해, CGT와 같은 고난도 제품에서도 규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투자 규모도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에 총 7조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캠퍼스가 완성되면 2030년까지 직·간접 고용 1만 명 이상, 약 12조원 규모의 경제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 송도 일대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클러스터의 산업 생태계가 한층 두꺼워지면서, 소재·장비·서비스 기업까지 연계된 지역 공급망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는 이미 항체에서 CGT, mRNA로의 확장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CDMO들은 유전자치료제 전용 생산동과 mRNA 백신 라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임상용부터 상업용까지 원스톱으로 대응하는 통합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캠퍼스에서 CGT와 항체백신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면, 기존 대형 항체 생산 역량과 결합해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차별화된 규모의 경제와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여지도 커질 수 있다.

 

CDMO 사업은 각국 규제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은 고위험 모달리티는 제조·품질관리 기준과 환자 안전성 검증 요건이 엄격해, 생산 시설 설계 단계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규제기관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재 항체의약품 분야에서 확보한 글로벌 규제 승인 경험을 기반으로, 3캠퍼스에서도 국제 기준에 맞는 품질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할 경우 차세대 모달리티 상업화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인적 분할로 순수 CDMO 체제를 완성한 데 이어, 3캠퍼스 계약을 통해 새로운 모달리티로의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톱 바이오 기업을 목표로 하는 회사 전략에 이번 투자가 속도를 더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투자가 실제 차세대 모달리티 수주와 상업 생산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지, 그리고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연결될지 주시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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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송도3캠퍼스#cd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