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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에 생성형AI 실습 교육 카카오 중기부와 전국 확산 나선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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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활용 역량이 소상공인의 생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에서 빅테크와 정부가 손잡고 현장형 교육에 나섰다. 카카오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소상공인 AI 교육 과정에 참여해, 생성형 AI를 매장 운영과 마케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습형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한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 격차가 큰 소상공인 영역에서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첫 대규모 실험으로 보고 향후 표준 교육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2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소상공인 인공지능 활용 교육을 지난 19일 제주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정부가 소상공인 대상 AI 교육 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는 사업의 일환이며, 카카오는 민간 교육기관으로 선정돼 커리큘럼 설계와 운영을 맡았다.

이번 과정은 카카오가 2023년 8월부터 운영해 온 카카오테크 AI 스쿨 사장님 클래스의 성과를 토대로 확장 설계됐다. 매장 단골 관리, 홍보 콘텐츠 제작, 리뷰 대응 등 소상공인의 일상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춰, 이론보다 실습 비중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교육생은 이미지와 영상을 자동 생성하고 문구를 보완하는 과정까지 직접 수행하도록 구성했다.

 

교육은 27일까지 제주, 판교, 서울, 대전 등 4개 지역에서 총 9회 진행되며, 약 300명의 소상공인이 참여 대상으로 설정됐다. 관광업, 서비스업, 도소매업, 제조업, 외식업 등 5개 업종별로 다른 사례와 데이터를 활용해 커리큘럼을 세분화했다. 예를 들어 관광업 과정에서는 숙박·체험 상품 소개, 지역 관광 코스 제안 등의 콘텐츠를, 외식업 과정에서는 메뉴 사진 보정, 신메뉴 론칭 홍보 글 작성, 리뷰 대응 전략 등을 중심으로 AI 도구 활용법을 익히도록 했다.

 

첫 교육은 19일 카카오 제주 오피스에서 관광업 특화 과정으로 열렸다. 40여 명의 제주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했으며, 지역 관광업 특성에 맞춰 외국인 고객 응대 문구 자동 작성, 계절별 프로모션 이미지·영상 제작, 소셜미디어용 숏폼 콘텐츠 기획 등 현장 수요가 큰 주제를 중심으로 실습이 진행됐다. 참여자는 여러 생성형 AI 서비스를 병행 활용해, 실제 자영업 매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홍보 콘텐츠를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는 특히 자사 메시징 플랫폼과 연동된 AI 기능 교육에 공을 들였다. 교육생은 카카오톡 채널에서 고객 문의를 자동으로 응대하는 AI 채팅 서비스 카나나 상담매니저의 구성 요소와 활용법을 배우고, 자신의 업종과 상품에 맞춰 답변 시나리오를 설계해 보는 과정을 거친다. 예약 문의, 운영 시간 안내, 자주 묻는 질문 대응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인력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 목표다.

 

전체 과정은 4시간 단위로 구성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영상 제작, 매장 홍보용 카드뉴스와 게시글 작성, 간단한 시장조사와 경쟁 매장 분석, 반복 행정 업무 자동화 등 실무 활용도가 높은 내용이 다뤄진다. 참여자는 교육 중 직접 만든 콘텐츠를 파일 형태로 가져가 실제 매장 홍보에 즉시 활용할 수 있다.

 

강의는 카카오테크 AI 스쿨의 전담 강사이자 유튜브 채널 페이퍼로지를 운영하는 김도균 강사가 맡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공사장TV에서는 교육 현장을 온라인 라이브로 동시에 송출해,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소상공인도 내용 일부를 비대면으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향후 온·오프라인 병행 교육 모델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카카오는 수료생 전원에게 자사 광고 솔루션인 쉬운광고의 운영비 지원 혜택과 카카오프렌즈 기념품을 제공하고, 성과가 우수한 수료생에게는 별도 시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실제 캠페인을 실행해 보도록 유도해, 생성형 AI로 만든 콘텐츠를 광고와 마케팅 실전에 연결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권현옥 카카오 상생협력 리더는 전국 소상공인의 인공지능 역량을 키우는 첫 출발점에 카카오가 함께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소상공인이 기술 격차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소상공인 현장에 AI를 안착시키는 계기가 될지, 그리고 민간 플랫폼과 정부 지원이 결합된 교육 모델이 향후 디지털 전환 정책의 기준점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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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