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전 2030의 가장 신뢰할 파트너는 한국”…이재명, 알시시와 111분 회담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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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해와 전략이 교차하는 한·이집트 정상 외교 무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마주 섰다.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관문인 이집트를 둘러싸고 경제와 안보, 문화 협력 구도가 새로 짜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현지시간으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해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 약 111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취임 후 첫 아프리카 순방국으로 이집트를 선택한 가운데, 양국은 경제와 방산, 문화 분야 전반에 걸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집트 측은 정상회담에 앞서 대통령궁 앞 광장에서 공식 환영식을 열어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환영식은 현지시간 오전 11시경 시작됐고, 이 대통령은 오전 11시 11분께 알시시 대통령과 단독회담에 들어갔다. 두 정상은 오전 11시 46분부터는 참모진이 배석한 확대 회담으로 전환해 오후 1시 2분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정상회담에서는 경제와 문화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이집트 간 교역과 투자 확대 방안을 비롯해, 문화·인적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 증진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집트가 아랍권의 중심 국가로 꼽힌다는 점에서, 한국의 중동 외교 지평을 넓히는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방산 협력은 별도 축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집트가 K-9 자주포의 주요 구매국 중 하나인 만큼, 양측이 기존 사업의 안정적 이행과 추가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첨단 방산 수출을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고, 이집트는 노후화된 장비 현대화와 국방 역량 제고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집트 국영신문 알 아흐람에 기고한 글에서 양국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글에서 “이집트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비전 2030의 가장 신뢰할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며 “중동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협력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을 추진 중인 이집트와 선진 산업 경험을 가진 한국이 상호 보완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정상회담 이후 일정도 빼곡하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양국 정상이 참석하는 공식 오찬에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를 구체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논의와 함께, 정치·외교 현안에 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 대통령은 카이로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고, 청년·지식인과의 소통을 통해 한·이집트 관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의 111분 회담은 한·이집트 관계가 경제 협력을 넘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지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이집트와의 협력 의제를 구체화해 중동과 아프리카로 외교·경제 지평을 넓히는 한편, 향후 정상·고위급 교류를 수시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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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알시시#이집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