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물가 압력 완만해졌다”…미국 뉴욕증시, 12월 금리 인하 기대에 동반 상승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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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5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물가와 소비심리 지표가 시장 예상을 충족했다는 평가 속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출발했다.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완만한 흐름을 이어가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이번 흐름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이후 첫 물가 지표 발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오전 10시 36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6.52포인트(0.43%) 오른 4만8천57.4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7.21포인트(0.54%) 상승한 6천894.33,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종합지수는 166.67포인트(0.71%) 오른 2만3천671.81에 거래됐다. 투자자들은 물가 둔화와 심리 지표 개선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증시, 9월 PCE 물가 둔화 속 3대 지수 상승…12월 금리 인하 기대 유지
뉴욕증시, 9월 PCE 물가 둔화 속 3대 지수 상승…12월 금리 인하 기대 유지

셧다운 종료 이후 처음 공개된 9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두 지표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모두 2.8%로 집계됐다. 시장 사전 전망치와 일치한 결과로 받아들여지며, 물가 압력이 연준 목표 수준인 2%대 중반을 향해 점진적으로 수렴하는 흐름으로 해석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 가이던스를 가늠하는 금리선물시장은 연내 완화 전환 기대를 지속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할 가능성을 87.1%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노동시장 둔화 조짐과 함께 물가 지표가 안정되는 양상이 연준의 추가 인하 명분을 강화한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날 발표된 심리지표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12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예비치는 53.3으로 시장 전망치 52를 상회했다. 11월 기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1%로 전달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1월 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기대 인플레이션 둔화가 물가 안정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고 해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연준의 완화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호세 토레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둔화를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지표는 연준이 몇 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경기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이것이 랠리를 연장시키는 요인”이라며 현재 증시 상승 흐름이 경제 펀더멘털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섹터별로는 유틸리티와 헬스케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매수세가 우세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성장주와 경기민감 업종에 상대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반면 방어적 성격이 강한 유틸리티·헬스케어는 금리 하락 시 상대 매력이 줄어든다는 인식이 작용하며 소폭 약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에서는 인수·실적 뉴스가 주가 흐름을 갈랐다. 미국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약 720억달러 규모에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주가는 3%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콘텐츠·스트리밍 시장 재편 기대가 반영된 모습이다.

 

반면 엔터프라이즈 IT 기업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는 실적 실망에 약세를 나타냈다.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96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 99억4천만달러에는 못 미쳤다. 이에 주가는 1%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 체인 울타뷰티는 호실적에 힘입어 11% 급등했다. 울타뷰티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5.14달러로 시장 추정치 4.64달러를 웃돌았고, 같은 분기 매출도 28억6천만달러로 컨센서스 27억2천만달러를 상회했다.

 

유럽(Europe) 주요 증시도 미 물가 지표 안정과 글로벌 위험 선호 회복에 동참하며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40% 오른 5천740.87에 거래됐다. 독일(Germany) DAX 지수와 프랑스(France) CAC40 지수는 각각 1.02%, 0.12% 상승했다. 영국(UK) FTSE100 지수는 0.09% 하락하며 소폭 약세로 마감해 국가별로는 온도차를 드러냈다.

 

국제 유가도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상승했다. 같은 시각 2026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전장보다 0.66% 오른 배럴당 60.33달러에 거래됐다. 우크라이나(Ukraine) 전쟁 관련 종전안 협상이 진전을 내지 못하면서 에너지 공급 불안 심리가 재차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선호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정학 리스크가 유가 상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미국 물가와 소비심리 지표가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럽 증시와 원유 시장도 위험자산 선호 개선 흐름에 동참하고 있어, 향후 연준의 실제 정책 결정과 경제 지표 추이에 따라 자산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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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미연준#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