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골절 재확진”…황성빈, 8~10주 이탈→롯데 상승세 제동
흔들림 없이 달리던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 라인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 하나가 리듬을 산산이 흔들고 말았다. 흐트러짐 없는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황성빈의 굳은 의지가 이번에는 부상의 무게 앞에 잠시 멈췄다. 매 경기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내던 1번 타자의 이탈은 팬들에게 참담한 침묵을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는 5월 9일 황성빈이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중수골 골절 소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플레이트 고정 수술이 불가피하며, 복귀까지 최소 8주에서 최대 10주가량 소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수술 이후 2주간 안정과 6주 후 기술 훈련이 예정됐고, 경기 출전 시점은 두 달 이후로 밀리게 됐다.

이번 부상은 지난 5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 도중 1루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던 중 베이스에 손가락이 걸리며 일어났다. 처음엔 가벼운 타박상으로 여겨졌지만, 최종 재검에서 골절이라는 냉혹한 진단이 내려졌다. 올 시즌 황성빈은 28경기에서 0.324의 타율, 12타점, 18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리드오프 자리에서 팀 공격의 물꼬를 트며 롯데 타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애초 예고되지 않았던 이탈은 팀 분위기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선수 본인의 아쉬움이 크다며, 황성빈의 빠른 회복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불가피하게 타선 전열을 재정비하고, 신예 선수들에 과감히 기회의 폭을 넓혀야 할 처지가 됐다. 벤치에서는 다양한 외야 자원을 실전 투입하며 남은 시즌의 상승 흐름을 붙잡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관중석에서는 어느 때보다 수심 어린 시선이 감돌고 있다. 롯데의 탄탄했던 도약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쉽지 않던 순간마다 팀을 이끈 황성빈의 공백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지, 모든 시선이 그의 재활과 복귀 시점을 따라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예기치 못한 정적. 황성빈의 부상은 무심한 야구장의 하루를 흔든다. 새로운 외야진의 모색과 달라진 타선 운용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뜨거웠던 에너지와 침묵 사이 흔들리는 시간, 롯데 자이언츠는 여름의 마지막 문턱 올스타 브레이크 즈음, 다시 완전체가 될 수 있을까. 이 뜨거운 고민의 흐름은 잠시 뒤 다가올 롯데의 홈경기에서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