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유상증자로 자본잠식 턴어라운드…DXVX 신약개발 속도전

강예은 기자
입력

디엑스앤브이엑스 DXVX 가 최대주주의 대규모 자금 수혈로 완전자본잠식 우려를 덜고 신약개발 투자 여력을 키운다. 기술이전 계약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재무구조를 정비하면서, 플랫폼형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가속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바이오벤처의 재무 리스크와 성장 투자 간 균형을 시험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DXVX는 23일 공시를 통해 임종윤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약 1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은 자본잠식 해소와 운영자금, 시설자금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최근 바이오 업계 전반에 퍼진 재무 건전성 우려를 정면 돌파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신주 발행 가격은 주당 2027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20퍼센트 할증된 수준이다. 최대주주가 시장가보다 비싼 가격에 참여하는 구조로, 단기 차익보다는 책임경영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보인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의 보호예수 기간은 1년으로 설정돼 단기 물량 부담을 제한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DXVX의 완전자본잠식 우려를 해소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상대적으로 긴 수익 실현 주기로 인해 자본잠식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는데, 대규모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 구조 안정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DXVX는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후속 임상, 생산설비 확충,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투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 단계로 진입할수록 연구비와 운영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이번 조달이 임상 설계와 글로벌 인허가 전략 수립의 실행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들어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보유 파이프라인의 상업적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구체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추가 기술이전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약후보 물질의 기전과 효능뿐 아니라, 라이선스 아웃에 적합한 데이터 패키지와 생산 역량까지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설비와 인력에 대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DXVX의 행보는 글로벌 바이오텍들이 취해온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제약사와의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초기 임상 이후 단계의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확보한 기술료를 다시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이 확산됐다. DXVX도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한 재원을 기반으로 이미 진행 중인 기술이전 논의를 구체화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기술 수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는 자본잠식 상태 해소 여부가 상장 유지와 추가 자금 조달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신규 프로젝트 투자와 글로벌 임상 진입이 사실상 막히기 때문에, 재무 구조를 단기간에 정상화하는 것은 신약개발 전략의 출발점에 가깝다. DXVX가 최대주주 참여 방식의 유상증자를 택한 것도 외부 변수보다 내부 통제력을 높이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임종윤 최대주주의 이번 참여는 책임경영 의지의 신호로 해석된다. 기준주가 대비 할증된 가격에 1000억원 규모로 참여하면서, 향후 1년간 보호예수를 통해 단기 매각 가능성을 봉쇄했다. 이는 최대주주가 경영 전략과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가능성에 대해 일정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시장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연내 이미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DXVX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추가 논의를 이어가며 파이프라인 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임상과 초기 임상 단계에서 도출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응증 확대와 병용요법 개발 등 후속 전략을 검토하면서, 기술료 수입과 마일스톤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수익성과 직결될 전망이다.

 

DXVX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완전자본잠식에 대한 시장 우려를 해소하고 연구개발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된 재무 건전성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성과를 본격화해 주주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DXVX가 재무 안정과 기술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실제 상업화 단계까지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dxvx#임종윤#유상증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