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통역까지”…애플, 에어팟 프로3로 청력·피트니스 시장 흔든다
3년 만에 선보인 애플의 신형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3가 프리미엄 사운드 기술에 실시간 통역, 피트니스, 보청기 기능까지 결합하며 웨어러블 시장의 혁신을 예고했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음향 설계와 AI 기술이 더해지면서 무선 이어폰 한 쌍이 개인 청력 케어와 운동 분석, 외국어 소통의 창구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에어팟 프로3가 단순 청취기기를 넘어 '헬스·의료+IT 융합 경쟁'의 분기점이 될지가 시장의 주목 포인트라고 본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신제품 행사를 통해 에어팟 프로3를 공식 공개했다. 에어팟 프로2 출시 후 3년 만의 신제품으로, 공간 음향을 강화하는 ‘멀티포트 어쿠스틱 아키텍처’와 진화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성능, 초소형 심박수 측정 기능이 핵심이다. 소음 차단 성능은 전작 대비 2배, 초대 모델 대비 4배로, 초저소음 마이크·컴퓨테이셔널 오디오·폼 융합 이어팁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설계로 구현됐다. 배터리 효율 또한 개선돼 노이즈캔슬링 적용 기준 최대 8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에어팟 프로3는 귀 스캔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핏 개선, 땀과 습기에 강한 내구성(IP57 등급), 다섯 가지 사이즈 이어팁 적용 등 착용감에서도 큰 변화를 보였다. 심박수 측정은 적외선 센서(PPG)가 초당 256회 혈류를 체크하며, 가속도계·자이로스코프·GPS·온디바이스 AI와 결합해 최대 50가지 운동 데이터를 아이폰과 연동, 실시간 피트니스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특히 이번 모델에는 청력 테스트와 보청기 기능이 최초로 추가됐다. 이용자는 에어팟 프로3와 아이폰·아이패드 연계로 집에서도 의사 처방 없이 소리 청취 검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경미한 청력 손실 시 자체 보청기 모드로 청취를 보조받을 수 있다. 보청기 기능은 사용자의 맞춤 청력 프로필을 저장해, 음악·영화 감상 및 일상 대화 시 음량과 음질을 최적화한다는 설명이다.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 실시간 통역 서비스다. 에어팟 프로3 착용 후 통역 기능을 활성화하면 대화 상대방의 언어가 실시간으로 번역돼 아이폰 화면에 표시되며, 음성 안내도 함께 송출된다. 초기에 영어 등 5개 언어가 지원되고, 2024년 연말까지 한국어·이탈리아어·일본어·중국어 등 4개 언어가 추가된다.
이와 같은 웨어러블 혁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드물다. 구글·삼성 등 주요 제조사도 음성 인식·헬스 모듈을 강화 중이나, 피트니스·보청기·AI 통역 모두 탑재한 사례는 아직 없다. 미국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의 의료기기로서 인정 및 보험 연계가 논의 단계에 있으며, 유럽은 개인정보와 의료 데이터 결합 관련 규제에 대한 조정이 한창이다. 국내 출시 역시 11일부터 사전 주문이 시작되고, 한국어 실시간 통역 지원으로 자국화된 서비스 확장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에어팟 프로3는 음질, 노이즈캔슬링, 착용감, 운동 모니터링, 번역까지 한 차원 높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에어팟 프로3가 웨어러블의 활용 범위를 청취·운동을 넘어 의료·소통까지 넓히면서, 글로벌 헬스케어 IT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질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이용자 경험을 어떻게 바꿀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