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달러 첫 돌파”…금값 초강세, 트럼프 관세와 미중 리스크 여파
현지시각 16일,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300달러선을 돌파했다. 미국(USA)과 중국(China) 사이의 무역·지정학 긴장 고조, 그리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겹쳐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피하고 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번 금값 급등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이 희토류 등 전략적 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번 무역 보복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중국산 식용유까지 수입 금지 의사를 밝히며 추가 압박에 나섰다. 일시적으로 완화됐던 미중 양국 관계는 다시 격렬한 갈등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무역 마찰 격화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경제 불확실성, 그리고 투자심리 악화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흐름은 미국 증시에도 즉각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7% 하락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0.6%, 0.5% 떨어졌다. 특히 미국 지방은행들이 대출 부실과 금융 불안에 연쇄적으로 휘청이면서, 금융주 중심의 낙폭이 커진 양상이다. 자이언스은행(Zions Bank)은 부도 관련 손실 공시에 13% 급락, 웨스턴얼라이언스(Western Alliance)는 사기성 대출 의혹으로 11%나 떨어졌다. 자동차 관련 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와 트라이컬러홀딩스(Tricolor Holdings) 파산 신청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신용 시장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JP모건(JPMorgan)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최고경영자는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근처엔 더 많은 바퀴벌레가 있다는 뜻”이라며 금융권 신용 위험이 확산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실제로 제퍼리스(Jefferies)는 부실 대출 충격에 10% 급락, 이달 누적 하락률이 25%에 달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공개 대출 등 신용시장의 불투명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금이 다시 글로벌 자산시장 ‘최후의 피난처’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2026년 금값 목표를 온스당 5,000달러로 높이고, 연평균 4,400달러 전망을 내놓았다. 은 가격 역시 강세를 점치며 56~65달러 선까지 목표 상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와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라 금값이 당분간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비이성적 쏠림에 따른 조정 리스크, 투자심리 급변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의 내재가치는 공급 제약과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된다”며, “단기 급등은 언제든 예기치 못한 반락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금값 사상 최고치 돌파가 국제 금융질서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투자자와 국가별 정책 대응이 미칠 장기적 효과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국제사회는 안전자산 쏠림 현상의 지속성과 실물 경제에 미칠 여파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