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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오성규·김영관, 꺼내지 못한 청춘”…조국 품으로 돌아온 마음→뭉클한 마지막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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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오성규·김영관, 꺼내지 못한 청춘”…조국 품으로 돌아온 마음→뭉클한 마지막 증언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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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의 흐름 속에서 KBS 특별기획 ‘마지막 증언’은 한 세기를 견딘 다섯 애국지사의 살아 있는 목소리로 역사의 진실에 닿는다. 일제강점기의 그림자 속에서 광복군 오성규, 김영관은 소년의 마음으로 조국을 향한 결기를 품고 목숨을 내던졌다. 이들이 남긴 손끝의 흔적과 깊은 상처는, 세월의 흐름에도 꺾이지 않는 헌신의 기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하게 건네진다.

 

103세 오성규, 102세 김영관. 오성규는 16세에 비밀결사 흔적이 알려지자 선양에서 푸양까지, 온몸의 두려움을 딛고 20일 넘는 도보행군 끝에 광복군 제3지대에 합류했다. 김영관은 학생이던 시절 강제로 일본군에 징집됐으나, 극한의 탈출길 끝 저장성과 상라오를 넘어 맨발로 조국의 품을 찾아 광복군 제1지대에 도달했다. 두 영웅의 증언에는 오롯이 조국을 향한 사명과 눈물, 그리고 애절한 청춘의 고백이 아로새겨진다.

“기억의 증인…마지막 증언” KBS 광복군 오성규·김영관, 목숨 건 여정→청춘을 바치다
“기억의 증인…마지막 증언” KBS 광복군 오성규·김영관, 목숨 건 여정→청춘을 바치다

김영관은 “태극기를 들고 찾아온 광복군을 보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던 순간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성규 또한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는 없었다”는 한마디로, 결연한 항일의지를 드러냈다. 이들의 청춘은 전적으로 조국이라는 대의 아래 헌신됐으며, 누구보다 뜨겁게 내던져졌다.

 

오성규는 미국 전략첩보국과의 비밀 ‘국내진공작전’ 요원으로 선발돼 통신병 훈련을 받기도 했다. 작전이 실행되지는 못했으나, 그는 평생 일본에서 가명을 쓰며 독립운동가임을 숨기고 살아야만 했다. 오랜 망명과 숨어 지내던 시간을 뒤로하고 조국에 돌아와 “죽을 곳을 찾아 내 나라에 왔다”는 말을 남기며 자신의 인생을 조용히 마무리했다.

 

해방 이후 김영관은 다시 조국을 위해 국군으로 6·25전쟁에 자원했다. 부산항에 도착해 땅을 밟던 순간을 회상하며, 오직 조국을 위한 신념 하나로 위험한 3개월 행군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0세가 넘은 나이에 스스로 언론 앞에 나서기를 주저하던 그가 용기를 내어 처음 꺼내놓은 청춘의 고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정한 증언이었다.

 

광복군 오성규, 김영관은 이제 기록 너머 살아 숨 쉬는 역사로 남아, 우리에게 “과거가 이 사회를 어떻게 비출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들의 목소리는 쓸쓸하지만 굳건하게, 세월을 넘어 오늘의 마음에도 잔잔히 닿는다. KBS 광복 80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마지막 증언’ 1부 ‘다시 태어나도 광복군’은 두 인물의 이야기로 뜨거운 울림을 전한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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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규#김영관#마지막증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