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비서 수준까지”…오픈AI GPT5.2, 제미나이3에 정면승부
생성형 인공지능 경쟁이 다시 가속하고 있다. 오픈AI가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GPT5.2를 공개하며 구글 제미나이3에 맞불을 놓았다. 구글의 최신 모델 흥행으로 대형 언어모델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오픈AI는 일반 지능과 장기 맥락 이해, 비서 역할 수행 능력을 강화해 생산성 도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GPT5.2 출시는 프리미엄 AI 비서와 개발자용 코파일럿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픈AI는 11일 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새 AI 모델 시리즈 GPT5.2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GPT5.2는 일반 지능 향상과 장기적인 맥락 이해, 외부 도구 호출 기반 비서 기능에서 전작 GPT5.1 대비 전반적인 성능 개선을 내세웠다. 기존 모델은 3개월 뒤 서비스가 종료되고, 새 버전은 이날부터 유료 구독자에게 순차적으로 적용되며 개발자는 API로 즉시 접근할 수 있다.

GPT5.2는 사용자 시나리오에 따라 즉답, 사고, 프로 등 3가지 모드로 구성됐다. 즉답 모드는 정보 탐색과 학습 등 일상적 질의에 빠른 응답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사고 모드는 복잡한 논리 전개가 필요한 코딩, 장문 요약, 데이터 정리 등 고난도 지식 작업에 최적화됐고, 프로 모드는 응답 속도를 일부 희생하는 대신 가장 높은 품질의 답변을 제공하는 고정밀 모드로 포지셔닝했다.
특히 사고 모드는 지식 노동 현장에 요구되는 실제 업무 과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GDPval 평가에서 두각을 보였다. 프레젠테이션 제작과 스프레드시트 작성 등 44개 직종을 대상으로 한 이 평가에서 GPT5.2 사고 모드는 인간 전문가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오픈AI 자체 전문가 패널 검증에서는 10개 중 7개 항목에서 업계 최고 수준 전문가와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딩 성능도 상향됐다. 파이썬을 포함한 네 가지 주요 언어를 기준으로 산업 현장과 연관된 소프트웨어 문제를 풀도록 한 테스트에서 GPT5.2는 GPT5.1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능력을 평가하는 SWE 벤치마크에서 구글 제미나이3 프로가 76.2퍼센트를 기록한 반면, GPT5.2 사고 모드는 80퍼센트를 달성해 코딩 특화 지표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프런트엔드 개발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작업, 3D 작업을 위한 프롬프트 생성처럼 실무자가 부담을 느끼기 쉬운 영역에서도 개선이 강조됐다. 전작 대비 요구사항을 구조화하고 시각 요소나 인터랙션 구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더 정교한 사고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제시하도록 모델 구조를 손본 것으로 풀이된다.
신뢰성 지표도 개선됐다. GPT5.1의 오류 응답률은 8.8퍼센트 수준이었으나 GPT5.2에서는 6.2퍼센트로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환각 비율 축소를 넘어, 사용자가 실무에서 치명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금융, 법무, 의료 인접 영역의 텍스트 작업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로 보인다.
긴 문서 처리 능력도 강화됐다. 오픈AI 자체 평가에서 GPT5.2는 보고서, 계약서, 연구 논문, 회의 녹취록 등 장문 문서를 읽고 핵심 정보를 추출해 요약하거나 비교 분석하는 과제에서 시리즈 중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복잡한 규정 문서나 기술 명세서, 연구 데이터 해석 등을 AI에 위임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 영역에서의 경쟁력이 대형 언어모델의 차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출시 시점에는 경쟁사 견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본다. 구글 제미나이3가 출시 직후 다양한 벤치마크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플랫폼 사업자와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채택 논의가 본격화된 상황이다. 동시에 앤트로픽 등 다른 AI 스타트업도 코드 보조와 문서 작업에 특화한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어, 오픈AI로서는 시장 주도권을 조기에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챗GPT 개선을 위한 코드 레드를 선언한 이후, 오픈AI는 고성능 모델과 사용자 경험 개선을 앞세워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GPT5.2는 특정 벤치마크 수치 경쟁뿐 아니라 실제 업무 현장에 그대로 투입할 수 있는 AI 비서라는 메시지를 강화하며, 생산성 소프트웨어와 개발 도구 시장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노리고 있다.
규제와 정책 측면에서는 각국이 고성능 AI 모델에 대한 거버넌스 정비를 서두르는 상황이다. 유럽연합의 AI 법제 논의와 미국의 행정명령,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가이드라인 작업 흐름을 고려할 때, GPT5.2급 모델은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안전성 검증 방식 등에서 추가적인 요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기업 고객이 계약서 검토나 코드 배포 같은 민감 업무에 모델을 활용하는 만큼, 규제기관은 출력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와 위험 관리 체계를 주시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GPT5.2가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사람의 지식 노동을 대체하거나 보조하게 될지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문서 작업, 분석 리포트 작성 등에서 충분한 신뢰성과 품질이 입증될 경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도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데이터 보호와 법적 책임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확산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생성형 AI 경쟁이 벤치마크 수치 중심에서 실제 업무 성과 중심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GPT5.2가 제미나이3와의 정면 승부에서 어떤 사용 경험과 비용 대비 효율로 평가받을지 주목된다. 산업계는 이번 모델이 기업 현장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정책과 규제 환경이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