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바나나프로 공개한 구글, 포토샵급 AI 편집에 출사표
생성형 인공지능이 사진·디자인 작업의 패러다임을 다시 흔들고 있다. 구글이 포토샵 수준의 편집을 지향하는 새 이미지 생성 모델을 내놓으면서다. 텍스트를 포함한 이미지를 자유롭게 수정하고, 최신 검색 결과를 반영해 실시간 정보 기반 시각 자료를 만드는 기능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데이트를 두고 생성형 AI 이미지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국어 텍스트 현지화와 저작권·허위조작정보 대응 기술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크리에이티브 도구에서 정보 인프라까지 활용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20일 현지 시간으로 제미나이3프로 기반 이미지 생성·편집 모델 제미나이3프로 이미지, 일명 나노바나나프로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전작 나노바나나가 제미나이2.5를 기반으로 했던 데 비해, 이번 버전은 최신 모델의 추론 능력과 지식 범위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나노바나나가 오래된 사진 복원과 미니 피규어 제작 등 일상적인 편집 작업에서 일반 이용자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고 평가하면서, 나노바나나프로는 정보 시각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핵심 차별점은 다국어 텍스트 처리와 검색 연동 기능이다. 기존 이미지 생성 모델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이미지 내 글자 구현 정확도를 개선했고, 제미나이의 다국어 추론 능력을 활용해 동일한 디자인과 서체를 유지한 채 언어만 바꾸는 현지화 작업을 지원한다. 한국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포스터나 배너 이미지 속 영문 단어를 자연스럽게 한글로 바꾸는 기능이 특히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리그오브레전드 국제 대회 현장 사진에서 WORLDS 25 문구를 유지된 로고와 숫자 25는 그대로 두고, WORLDS 부분만 폰트와 레이아웃에 맞춰 롤드컵으로 치환하는 식의 편집이 수초 내에 수행된다.
구글은 제미나이3프로 이미지가 향상된 추론 능력과 실시간 검색 정보를 결합해 맥락 있는 시각 자료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사용자가 제공한 텍스트, 표, 기사 내용과 실제 사실 정보를 바탕으로 인포그래픽과 다이어그램을 자동 생성해 학습 자료나 프레젠테이션용 이미지를 구성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요리 레시피의 핵심 단계만 정리한 요약 이미지, 실시간 날씨 변화나 스포츠 경기 결과를 반영한 시각화 자료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텍스트 기반 데이터 요약과 이미지 생성이 하나의 모델 안에서 통합되면서, 비전문가도 복잡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집 성능도 크게 확장됐다. 나노바나나프로는 한 번에 최대 14장까지 이미지를 입력받고, 최대 5명의 인물에 대해 얼굴과 체형, 스타일 등 외형적 특징을 일관되게 유지한 결과물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러 장의 사진에서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동일한 인물로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면을 합성하거나, 앵글만 바꾼 추가 이미지를 생성하는 식이다. 낮 사진을 밤 장면으로 바꾸는 시간대 변환, 특정 피사체를 그대로 둔 채 배경만 교체하는 작업도 지원해, 합성 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에서 숙련된 작업이 필요했던 기능을 자연어 지시만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시장 활용 측면에서 보면 콘텐츠 제작자와 마케터, 교육 분야 수요가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 속 텍스트 현지화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어 글로벌 캠페인 이미지 다국어 버전 제작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인포그래픽 자동 생성 기능은 강의자료나 사내 보고서 제작에 투입되는 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실시간 검색과 연동된 데이터 시각화는 금융, 스포츠, 날씨 같은 시의성이 중요한 영역에서 대시보드용 이미지를 곧바로 뽑아내는 용도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다만 실제 광고·출판 현장에서는 여전히 색감 조정, 세밀한 레이아웃 편집 등 후공정이 요구될 수 있어, 기존 편집 도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전단계 자동화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경쟁 구도는 빠르게 재편되는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픈AI, 어도비, 미드저니 등 주요 기업이 텍스트·이미지 통합 모델과 고해상도 합성 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넓혀 왔다. 특히 어도비는 기존 포토샵 생태계에 생성형 기능을 얹어 직업 디자이너 보호와 자동화 효율을 동시에 노리고 있고, 오픈AI는 다국어 지원을 강화하며 API 기반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구글은 자체 검색 인프라와 모바일 OS, 브라우저를 보유한 만큼, 모델 성능 자체보다 검색·클라우드 서비스와의 긴밀한 통합을 앞세운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검색 결과를 즉시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경험은 다른 사업자가 따라가기 쉽지 않은 차별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출시와 함께 구글은 AI 생성 이미지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고도화된 편집 기능이 허위조작정보 양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그동안 구글은 자사 AI 도구로 만든 사진과 영상에 디지털 워터마크 신스ID를 삽입해 왔다. 나노바나나프로 공개와 함께 제미나이 안에 출처 확인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가 이미지가 구글 AI로 만들어졌는지 직접 물어볼 수 있도록 했다. 제미나이 앱에 이미지를 업로드한 뒤 이 이미지 구글 AI로 만든 거야 같은 자연어 질문을 하면, 신스ID 메타데이터를 확인해 생성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구글은 신스ID 검증 대상을 비디오와 오디오로 확장하고, 구글 검색 등 더 많은 서비스에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도 제시했다. 유럽연합의 디지털서비스법과 AI법안, 미국의 딥페이크 규제 논의 등과 맞물려, 생성형 AI 사업자에게는 기술 개발 못지않게 출처 표시와 검증 체계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워터마크와 검증 API가 업계 공통 규격으로 자리잡을 경우, 플랫폼 간 상호 검증이 가능해져 허위조작이미지 유통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일반 사용자는 제미나이 앱에서 이미지 생성 옵션을 선택해 제미나이3프로 이미지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 AI 유료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검색 AI 모드에서도 해당 모델이 제공된다. 국내를 포함한 다른 지역의 검색 연동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바일과 웹 서비스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경우 AI 이미지 편집이 일상 작업 흐름에 깊이 스며들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나노바나나프로가 크리에이터와 기업 사용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시간·비용 절감을 제공할지, 그리고 강화된 출처 검증 기능이 신뢰성 논란을 얼마나 완화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