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술주 전반 급락과 대규모 감원”…미국증시 불안 심화에 글로벌 투자심리 흔들

오태희 기자
입력

현지시각 6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테슬라·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가 급락하며 S&P500, 다우존스, 나스닥 전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대규모 감원 소식과 AI 투자 거품 우려, 금리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연말로 접어든 실적 시즌 막바지, 주요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이익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수요 둔화와 고용 악화 우려를 반영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조정 국면의 직접적인 촉매는 고용 지표였다.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10월 미국 감원 규모는 15만3,074명으로, 2003년 이후 10월 기준 최고치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월간 수치에 도달했다. 아마존(Amazon), 테슬라(Tesla),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빅테크 주도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며, 특히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경쟁 격화와 관련된 거품논란이 시장을 압박했다. 임의소비 업종의 2.5% 급락은 연말 소비 둔화 전망과 연동돼 증시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미국 채권 10년물 금리는 4.09%로 하락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선반영했고, 파생상품시장에서는 연내 금리동결 가능성이 30% 미만으로 낮아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점진적 금리인하 전망에도 불구, 여전한 데이터 공백과 셧다운 위험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위험 자산 선호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한 달러 약세와 WTI 유가 하락, 변동성 지수(VIX)의 급등은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했다.

 

글로벌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건의 파장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형 기술주의 평가배수가 높아진 상황에서 실적의 내구성과 연말 소비의 회복력이 시장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CNBC는 “대규모 감원 사태가 빅테크뿐 아니라 유통, 물류 부문까지 번지면서 소비 및 성장 우려가 나온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장이 단기 급락에 그치지 않고, AI 투자 사이클의 불확실성, 금리·환율 등 거시 변수와 개별 기업 실적의 질적 차별화가 장기적으로 변동성 확대와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변동성 높은 테마주·레버리지 상품보다는, 현금흐름이 안정된 대형 플랫폼주 위주의 방어적 성장 전략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된다.

 

이 같은 미국발(發) 변동성은 국내 투자자 심리와 원·달러 환율, 해외 주식 투자 손익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화 약세는 민감한 환차손을 불러와 국내 투자자들의 방어적 태도를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투자전략 수립에 있어 금리·환율·유가·고용 등 복합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야 함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기술주 변동성과 글로벌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시장 및 투자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되고 있다.

오태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미국증시#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