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약사 봉사의 모범”…유한재단, 두정효 약사 선정
공공보건과 지역사회 기반 예방의학 활동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책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민간 재단이 주도하는 장기 봉사 시상은 단순한 인재 포상 차원을 넘어, 약물 오남용 예방과 청소년·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건강 인프라 강화의 한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디지털 헬스케어와 지역 보건정책을 연계하는 사회적 모델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유한재단은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8회 유재라봉사상 여약사부문 시상식을 열고 두정효 약사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유재라봉사상은 유한양행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의 장녀 고 유재라의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2년 제정된 상으로, 여약사부문은 한국여약사회와 함께 국민 보건 향상에 헌신한 여성 약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여약사부문 수상자인 두정효 약사는 약사이자 사회복지사로, 20년 이상 약물 오남용 예방과 중독자 재활을 위한 현장 활동을 이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유한재단에 따르면 두 약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약물 위험성 교육, 중독자·위기 청소년 상담,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한 재활 프로그램 등 다층적인 예방법 기반 활동을 수행해 왔다.
특히 이번 선정 배경에는 청소년 건강지킴이 또래리더 양성, 성교육 및 환경교육 등 예방 중심 공공보건 프로그램 운영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 약사는 청소년이 스스로 건강 수호자가 되도록 돕는 교육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해 왔고, 장애인과 보호관찰 청소년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계층을 대상으로 상담과 약물 관련 교육을 병행했다는 평가다.
유한재단 원희목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한국여약사회의 역사와 함께 여약사 역할의 변화도 강조했다. 원 이사장은 1990년 설립돼 창립 35주년을 맞은 한국여약사회가 국민 보건과 사회 안녕을 목표로 출범해 국내외에서 사랑과 봉사, 헌신을 바탕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두정효 약사의 활동을 두고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단단한 발걸음이라며, 약물 오남용 예방과 청소년·지역사회의 건강 회복을 위해 묵묵히 실천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두정효 약사는 수상 소감에서 대학 시절 농촌봉사활동과 88올림픽 자원봉사를 계기로 상담과 교육, 환경, 의료, 마약퇴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약사와 상담사로서 45년간 청소년, 장애인, 보호관찰 청소년과 함께해 온 경험을 언급하며, 현장 중심의 인식 개선과 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유재라봉사상과 같은 장기 시상 제도가 병원 중심 치료에서 지역사회 기반 예방·재활로 의료 패러다임이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상징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약사가 약국 내 조제와 복약지도에 머물지 않고, 중독 예방, 건강 교육, 환경·생활습관 개선까지 아우르는 다학제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러한 봉사·교육 모델이 디지털 건강관리 플랫폼, 원격 상담, 데이터 기반 약물 사용 모니터링 시스템과 결합할 경우, 지역 보건 격차를 줄이는 실질적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약사와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하는 공공보건 생태계가 얼마나 제도와 정책으로 뒷받침될지, 그리고 민간 재단의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될지 주시하고 있다.
